'사실상 퇴진요구'… 유인촌 문체부 장관 "정몽규, 스스로 거취 결정하길"

스포츠한국 2024-09-20 14:51:00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부관광 회장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4선 연임 도전에 대해 다소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 ⓒ연합뉴스 유인촌 문체부 장관. ⓒ연합뉴스

유 장관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4선 염임과 관련해 “원래 회장 연임이 2번만 가능했으나 공정위원회에서 허락해 3연임을 한 것. 4연임을 하면 다시 과정을 거처야 한다. 요즘 국민 여론을 보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명예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정몽규 회장 4선 반대 목소리는 이미 내부에서도 나왔다. 지난 12일 축구협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정몽규 회장의 4선 불출마 선언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축구협회 노조는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며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를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정몽규 집행부의 연속된 헛발질을 보면서도 '상식의 수준에서 수습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내년 1월 축구협회장 선거에 노조가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침묵이 길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노조도 일반 축구 팬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몽규 집행부는 이번 임기까지만 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몽규. ⓒ연합뉴스 정몽규. ⓒ연합뉴스

노조는 "정 회장은 논란과 우여곡절 속에 새로 꾸려진 대표팀 감독과 스태프들이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끝으로 한국 축구와의 인연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라며 "나머지 산적한 개혁과제는 차기 집행부의 몫으로 남기고 미련 없이 떠나길 바란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편 유 장관은 이날 축구협회 감사와 관련한 얘기도 전했다. 그는 “감사는 잘 진행되고 있다. 9월 말에 그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겠다"며 "축구협회도 예산 지원을 받는 공직 유관단체다. 문제가 있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챙기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규제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문제의 원인을 밝혀서 개선해야 팬들이 더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겠는가"라고도 했다.

유 장관은 ‘홍명보 축구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문제점이 포착됐느냐’는 질문에 ”관련자들이 언론에 얘기한 것처럼 얼추 그런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다면 분명히 지적할 것"이라며 "축구협회가 그걸 받아들이고 감독을 새로 선임하든 아니면 다시 절차를 밟아 홍 감독으로 유지를 하든 그건 본인들이 결정을 해야 될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