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5억년간 지구 온도 재구성해보니…CO₂가 온도변화 주범"

연합뉴스 2024-09-20 11:00:47

美 연구팀 "지구 온도 11~36℃ 사이 변화…과거엔 CO₂에 더 민감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5억4천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현생대(Phanerozoic) 중 4억8천500만년 간의 지구 온도 역사를 재구성한 결과 급격한 변화가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변화의 주범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로 밝혀졌다.

알래스카에서 발견된 야자수 잎 화석

미국 애리조나대·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에밀리 저드 박사는 20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온도 변화를 추정할 수 있는 지질학적 데이터와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합, 4억8천500만년 간의 지구 평균 표면 온도(GMST)를 재구성한 결과(PhandDA)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4억8천500만년 동안 지구 기온은 11~36℃ 사이에서 변화했고 기후 변동성의 주요 요인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 밝혀졌다며 이는 인간이 유발한 온난화가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과거 지구 기온을 추정하는 것은 지구 생명의 역사를 이해하고 미래 기후를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 특히 동물과 식물이 진화한 지난 5억 4천만년간의 현생대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장기적인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 파악에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시기 온도 재구성은 전통적으로 불완전한 지질학적 데이터나 지구 시스템 모델에 의존해 확인이 어렵고 최근에는 현생대 온도 변화가 기존 연구 결과보다 더 컸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과거 기온 등을 추정할 수 있는 지질학적 데이터를 지구 시스템 모델 시뮬레이션과 통계적으로 통합해 더 완전한 현생대 지표 기온을 생성하는 고기후 데이터 동화(DA) 기술을 기반으로 4억8천500만년에 걸친 지구 평균 표면 온도 재구성했다.

지난 4억8천500만년 간의 지고 평균 표면 온도 변화

PhanDA에 따르면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이 기간에 11℃에서 36℃ 사이에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반적으로 추운 기후 상태보다는 따뜻한 기후 상태가 더 길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 범위는 기존 방법으로 재구성된 기온 변화 폭보다 큰 것이며 최근 독립적으로 제시돼온 현생대 온도 추정치들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특히 열대 지역 기온은 22℃에서 42℃ 사이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대 생명체들이 극심한 더위를 견디도록 진화했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이 연구에서는 지구 평균 표면 온도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는 이산화탄소가 현생대 기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시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배 증가할 때 기온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구 시스템 민감도(Earth system sensitivity)는 최대 8℃로 현재(최대 3℃)보다 2~3배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지구 온도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역동적으로 변했고 이산화탄소가 그 변화에 주요 동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현재와 미래의 기후변화뿐 아니라 지구 생명체의 진화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Emily J. Judd et al., 'A 485-million-year history of Earth’s surface temperature',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k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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