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전국 첫 훈민정음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인 청주시의회가 조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밟는다.

19일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25일 오전 10시부터 특별위원회실에서 '청주시 훈민정음의 가치 보존 및 진흥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

'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 저자인 최시선 옥산중 교장과 김건일 훈민정음해설사협회장이 발제하고, 이창수 충북문화예술포럼 사무처장과 하광태 청주전각학연구회장 등이 토론에 참여한다.

조례안은 마련돼 있다.

이상조 시의원은 훈민정음 관련 유서가 있는 초정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진흥함으로써 청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훈민정음의 세계화에 기여하기 위해 조례안을 만든 뒤 여야 동료 의원 10명의 서명을 받아 최근 열린 제89회 임시회에 제출한 바 있다.

조례안은 시장이 콘텐츠 발굴 등 훈민정음 가치 보존 및 진흥을 위한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한글날 기념행사와 훈민정음 관련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토론회는 해당 상임위원회인 경제문화위원회가 "전국 최초의 훈민정음 조례인 만큼 제정 목적을 더 명확하게 하고, 가치 확산을 위한 강행규정을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며 심사 보류를 결정해 개최하는 것이다.

시의회는 토론회를 통해 조례안을 가다듬은 뒤 내달 21일 개회하는 제90회 임시회에서 심사·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는 세종대왕이 1444년 두 번 행차해 총 121일간 머물면서 눈병을 치료한 초정약수(내수읍 초정리)가 있는 곳이다.

청주시는 옛 청원군 시절부터 초정약수의 우수성 등을 알리기 위해 매년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를 열어 왔고, 불에 타 없어진 초정행궁도 건립했다.

이 의원은 세종실록에 초정 및 훈민정음에 대한 기록이 실려 있는 점 등에 주목, 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세종실록 1444년 2월 20일자를 보면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은 '이번 청주 초수리에 거동하시는 데 (중략) 언문 같은 것은 급하고 부득이하게 시간을 맞출 일도 아니온데 어찌 이것만은 행재소에서 급히 하시어 몸을 보살핌에 번거롭게 하시나이까'라는 취지로 훈민정음에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발제자인 최 교장은 "훈민정음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알려지지 않았는데 훈민정음 관련 기록상 장소가 언급된 것은 청주밖에 없다"며 "세종대왕이 초정에서 훈민정음과 관련해 무엇인가 했을 것이 분명하니, 청주가 한발 앞서 훈민정음의 가치를 드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종대왕이 초정에서 1443년 창제한 훈민정음 보급 준비를 하고 1446년 나온 훈민정음해례본 연구에 몰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된 것은 무엇보다 손쉽게 읽고 쓰는 한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며 "청주가 한글사랑 운동을 비롯해 미래 세대에 훈민정음의 가치를 알리고 교육하는 중심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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