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너무 잘 친다. 이번엔 단일 시즌 역대 최다득점 타이기록까지 달성했다. 국내 선수 최초로 40홈런-40도루에 도전 중이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어느새 30실책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MVP가 유력한 김도영(20·KIA 타이거즈)의 이야기다.
김도영은 1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1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작성했다.
김도영. ⓒ연합뉴스이로써 김도영은 올 시즌 타율 0.344(521타수 179안타), OPS(장타율+출루율) 1.064를 기록했다. KIA는 김도영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두산에게 4-9로 패했다.
김도영은 이날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김도영은 최승용의 2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뽑아냈다. 계속된 공격에서 박찬호의 볼넷과 도루로 KIA는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김도영은 후속타자 김선빈의 2루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이 득점으로 김도영은 올 시즌 135득점을 기록했다. 2014시즌 서건창이 세웠던 KBO리그 한 시즌 역대 최다득점과 타이를 이뤘다. 올 시즌 최연소, 최소득점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것에 이어 역사에 남을 이정표를 남긴 것이다.
다만 김도영은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남겼다. 3회말 2사 1,3루 위기에서 이유찬이 친 타구가 마운드 위에 높이 떴다. 3루수인 김도영은 타구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1루수 변우혁과 서로 포구를 미뤘고 뒤늦게 잡아보려 했지만 허망하게 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김도영의 실책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회말 무사 2루에서 허경민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포구하려 했지만 공은 글러브 맞고 뒤로 흘렀다. 김도영의 올 시즌 30번째 실책이었다.
최근 20년 동안 실책 30개를 넘긴 건 2021시즌 김혜성(키움 히어로즈·35개)과 2024시즌 김주원(NC 다이노스·30개) 뿐이다. 김도영이 김혜서과 김주원의 뒤를 이었다. 그만큼 김도영의 수비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KIA로서는 꽤 골치아픈 문제다. 가뜩이나 KIA는 올 시즌 팀 실책수 1위(140개)를 기록 중이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2위 삼성 라이온즈가 77개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올 시즌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이우성은 전문 1루수보다 떨어지는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 2루수 김선빈 또한 수비 범위가 좁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 김도영이 가장 많은 실책을 범하고 있으니 뾰족한 대처법을 찾기 힘들다.
물론 김도영은 강한 어깨와 뛰어난 수비 범위를 갖고 있어 추후 뛰어난 수비력을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당장 1달여 뒤에 펼쳐질 한국시리즈에선 누가봐도 불안한 수비수다. 김도영이 실책을 무더기로 쏟아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일찌감치 2024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쥔 KIA. 김도영은 KIA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1등공신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수비력이라면 한국시리즈같은 큰 무대에선 역적으로 돌변할지도 모른다. 김도영의 실책이 KIA에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