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두코바니 원전, 한-체코 경제발전·에너지협력 이정표"

데일리한국 2024-09-20 05:38:44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한·체코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한·체코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한국과 체코 기업이 함께 건설할 두코바니 신규 원전이 양국 경제의 동반 발전과 에너지 협력의 이정표로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를 공식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날 프라하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단독·확대회담을 가진 뒤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계기로 첨단산업 육성, 에너지 안보 확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적 공조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내년 최종 계약 체결까지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관심을 두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는 4000억 코루나(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종 확정 시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를 이루게 된다.

윤 대통령은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계기로 양국이 협력을 확대,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오는 2025년 양국이 수교 35주년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는 점을 언급하며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원전 협력과 더불어 앞으로 바이오, 디지털,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며 "제조업 중심의 협력을 넘어, 첨단기술과 응용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미래 동반성장의 기반을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한·체코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한·체코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파벨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황을 비롯한 글로벌 현안에 대한 견해도 공유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유럽의 안보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국제무대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무모하고 비상식적인 도발을 통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러·북 불법 군사협력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임을 재확인했다"면서 "국제사회가 이러한 위협에 대해 단호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발산하고 안보리 대북 제재가 철저히 이행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파벨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의견도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강력한 연대와 지지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이 평화와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함께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분야별 재건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양국 기업들이 사업 정보 공유, 프로젝트 공동개발, 투자 공동유치 등의 구체적인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양국 기업이 사업 정보 공유, 프로젝트 공동개발, 투자 공동유치 등 구체적인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양국 외교부 장관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한·체코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한·체코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파벨 대통령은 두코바니 원전 수주 과정에서 불거진 미 웨스팅하우스사(社)와의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식재산권 문제와 관련해 양국 정부는 원전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한미 기업 간 원만한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며 "UAE 바라카 원전 때처럼 잘 해결되리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벨 대통령도 "최종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확실한 것은 없지만 분쟁을 오래 끌지 않고 합의를 보는 것이 양측(한국과 미국)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가 성공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쁜 시나리오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두 정상은 한-체코 양국 관계에 있어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이 갖는 의미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원전 수주 계약이 절차를 밟아 (최종 계약이) 체결된다면 양국의 경제 산업 협력, 과학기술 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뿐 아니라 원전 인력 양성까지 함께 협력해 원자력 동맹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전을 함께 짓는다는 것은 양국 전략적 협력의 한 단계 도약을 의미한다"며 "첨단 기술과 첨단 과학 분야 협력이 더욱 확대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파벨 대통령은 "체코는 필요한 만큼 에너지를 확보할 수 없어 원전을 건설할 수밖에 없다"면서 "체코뿐 아니라 기타 유럽 나라도 원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할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체코에서의 협력이 성공한다면 제3국 시장 진출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벨 대통령은 한국과 추가 원전 건설을 함께할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두코바니 원전)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게 아니라 시기상조"라면서도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하는지에 따라서 테믈린 신규 원전 사업에도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공군 1호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했고, 약 13시간 만에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우리 정상이 체코를 공식 방문한 것은 2015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2박4일 동안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우리 기업이 수주를 확정 지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전개할 계획이다. 이번 체코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50~60명 규모의 경제사절단도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