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하 기대에 아시아 증시도 강세…엔·원화 더 하락

연합뉴스 2024-07-03 18:00:17

닛케이, 1.26% 상승해 약 4개월만에 최고…항셍도 1.18% 올라

엔/달러 환율 또 기록 경신…원/달러 환율 1,390원 다시 넘어

증시 상승 마감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뉴욕 주가가 상승한 데 힘입어 아시아 증시도 오름세를 보였다.

3일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 225 지수는 40,580.76으로 전날보다 506.07포인트(1.26%) 오르며 4개월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3.15포인트(0.47%) 오른 2,794.01로 거래를 마치며 2,79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6.19포인트(0.75%) 오른 836.10으로 마감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 지수는 0.7% 상승했다.

홍콩 증시에서 항셍 지수는 전날보다 209.43포인트(1.18%) 오른 17,978.57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14.64포인트(0.49%) 내린 2,982.38, 기술주 중심의 선전종합지수는 12.68포인트(0.78%) 하락한 1,608.06으로 마감했다.

중국의 6월 서비스 활동 증가 속도가 8개월 만에 가장 느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RBC 캐피털 마케츠의 아시아 환율 전략 대표 앨빈 탠은 "전날 미 증시에서 보듯 세계 주식시장 상승세는 여전히 강하다"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아시아 증시에까지 퍼졌다"고 말했다.

전날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509.01로 33.92포인트(0.62%)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9.46포인트(0.84%) 오른 18,028.7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5,500선과 18,000선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날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하며 9월 금리인하 기대감에 힘이 실렸다.

파월 의장은 다만 "통화정책 완화 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둔화한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금융시장에선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9%로 보고 있다.

주가는 올랐지만 원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2.4원 오른 1,390.6원으로, 지난 4월 16일(1,394.5원)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화 가치 하락을 뜻한다.

이날 원화 가치 하락은 엔화와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약세 영향인 것으로 해석됐다.

엔/달러 환율은 0.2% 하락하며 161.9엔에 접근해서 또 1986년 12월 이후 37년 반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로도 173.80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번 주 미 고용지표가 발표되면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엔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 한,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엔화에 부담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 일본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 있긴 하지만, 일부에선 당장 나서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싱가포르 TD 증권의 거시경제 전략가 알렉스 루는 "당국이 164∼165엔 수준에서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주 미 대선 토론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엔화 약세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미 국채 금리를 높일 확률이 높고, 엔/달러 환율은 국채 금리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IG의 애널리스트 토니 시카모어는 "트럼프 당선은 재정 적자 확대, 물가 상승, 중장기 국채 금리 상승 등을 초래해서 연준의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 같다"며 "그런 위험이 커지며 엔·달러 환율 목표치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