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전기차·배터리 동시 생산...내재화로 캐즘 극복"

데일리한국 2024-07-03 16:02:55
인도네시아 HLI그린파워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인도네시아 HLI그린파워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셀 공장을 합작 설립하고 직접 공급한다.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KNIC)에 위치한 HLI그린파워에서 인도네시아 전기차 생태계 완성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준공했다. 여기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 공급, 전기 SUV 코나 일렉트릭을 양산한다. 배터리셀 생산이 본격화되면 국내 판매되는 경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과 인도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도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의 결실로 배터리셀 공장과 전기차 양산 시설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며 "이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생태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강화해 자원 순환형 수소 솔루션에서부터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영역을 함께 개척하겠다”며 “‘믐부까 잘란 바루(Membuka jalan baru,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의 정신으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을 배터리 모듈과 팩에 직접 조립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해 의미를 더했다. 

◇ 아세안 전기차 생태계 핵심 기반 마련 

HLI그린파워는 지난 2021년 9월 착공, 지난해 하반기 시험생산을 거쳐 올해 2분기부터 배터리셀에 돌입했다. 32만㎡ 부지에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 시설을 갖췄다, 연 생산능력은 10기가와트시(GWh)로, 전기차 15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배터리셀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으로 '셀-모듈-팩' 순서로 조립돼 장착된다.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생산한다. 양극재에 니켈(N) 함량이 높고 코발트(C), 망간(M)를 포함한다. 또 알루미늄(A)을 추가해 화학적 안정성을 높였다고 한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더 뉴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를 체결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더 뉴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를 체결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오는 17일 인도네시아 출시를 앞둔 전기 SUV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탑재한다. 지난 2022년 3월 완공한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두번째 전기차다. 현대차그룹은 코나 일렉트릭의 상품성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지역 내 대표 전기차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역 내 충전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자재 공급망 확보, 중고 배터리 활용 등 전기차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 긍정적인 상승효과(시너지) 창출을 기대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 전기차 생태계 내재화...저가보단 '프리미엄' 강조

정 회장은 전기차 캐즘(수요 위축 현상)을 극복하는 데 전기차 생산 내재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자동차 회사가) 배터리를 성공적으로 생산하고 전기차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전파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니켈과 리튬 등 광물 자원도 풍부한 만큼 이런 점을 잘 이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룹의 전기차 기술 내재화 수준을 묻는 질문엔 "배터리와 모터 등 대부분을 우리 기술로 하고 있다"며 "다만 자원이나 소재 부문은 해외 의존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시범생산 중인 더 뉴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시범생산 중인 더 뉴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동남아 지역은 전통적으로 일본 브랜드가 강세다. 또 저가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정재훈 현대차 사장은 "아세안 시장은 구조 상 저가 차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선은 프리미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저가 차량 출시 여부도 계획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