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야가 꽃피운 정치·문화 중심지…고령, 5번째 '고도' 된다

연합뉴스 2024-07-03 14:00:23

국가유산청, 경주·부여·공주·익산 이어 20년 만에 새 고도 지정 의결

경북 고령군의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5∼6세기 가야 북부 지역을 통합하면서 성장한 대가야의 흔적이 남아있는 경북 고령군이 고도(古都)가 된다.

국가유산청은 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고도보존육성중앙심의위원회 회의에서 고령군을 새로운 고도로 지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고도는 과거 우리 민족의 정치·문화의 중심지로서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닌 지역을 뜻한다.

2004년 3월 '고도 보존에 관한 특별법'(현재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경주와 부여, 공주, 익산 등 4곳이 고도로 지정된 바 있다.

고령 시가지와 주산성 전경

새로운 고도 지정은 약 20년 만으로, 고령은 5번째 고도가 된다.

고도로 지정되면 지역 내 주거 환경이나 가로 경관을 개선하는 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주요 유적을 활용한 역사문화공간조성 사업 등도 추진할 수 있다.

고령 일대는 예부터 대가야의 정치·문화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다.

고령에서는 대가야의 궁궐이 있었으리라 추정되는 궁성 터를 비롯해 왕궁을 방어하던 산성, 수로 교통 유적, 토기 가마 흔적 등이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수백 기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연맹의 중심 세력으로서 대가야의 위상을 보여주는 유적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 전경

1978년 지산동 32호 무덤에서 출토된 금동관(정식 명칭은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의 경우, 5∼6세기 대가야의 공예 수준을 보여주는 유물로, 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고분 구조나 출토된 유물 등이 신라와 차별화된 특성을 보인다"며 "'대가야식', '고령식'으로 불리는 유물들은 독창적 가치를 지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고도보존육성중앙심의위원회 측은 주요 유산을 둘러싼 역사 문화환경이 잘 관리돼 있고, 고도 지정에 대한 지역 주민의 공감대가 큰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

국가유산청은 '고도육성법' 시행령을 개정해 고도 지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고령군 일대의 유·무형유산을 효율적으로 보존·관리·육성하고 지역 주민과 동반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물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