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서 무력시위 러 군함 이번엔 베네수엘라로…美 "위협 안돼"

연합뉴스 2024-07-03 13:00:25

베네수엘라에 기항한 러시아 군함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의 '턱밑' 격인 쿠바에서 군사훈련을 벌여 서방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해석을 낳았던 러시아 최신 호위함이 이번에는 인근 베네수엘라에 입항했다고 AFP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 해군함정 두 척이 베네수엘라 북부 항구도시 라과이라에 입항해 며칠간 머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과이라에 입항한 군함은 호위함 '고르시코프 제독'호와 급유함 '파신'호다.

최대 사거리 1천㎞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치르콘을 탑재하는 고르시코프 제독호와 파신호는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야센급 공격원잠 '카잔'호, 구조예인선 '니콜라이 치코'호와 함께 쿠바 아바나항(港)에 머물렀던 선박들이다.

러시아 북방함대 소속인 이 군함들은 당시 쿠바군과 함께 600㎞ 거리의 목표물을 가상으로 타격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진행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두 군함이 이 지역에 기항한 것은 "작전상 중요한 지역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차원"이라고 언급하며 "이곳에 며칠 머무른 뒤 대서양 해역에서 임무 수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와 오랜 동맹관계다.

오는 27일 대선에서 3선 도전에 나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우리 큰형'이라고 표현한 적도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미 남부사령부(SOUTHCOM)는 이와 관련해 베네수엘라 기항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남부사령부는 "러시아 군함이 일상적인 해군 활동의 일환으로 베네수엘라에 기항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이번 기항의 규모와 성격을 고려할 때 미국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동맹국인 쿠바, 베네수엘라에 주기적으로 군함과 전투기를 보내 훈련을 해왔다.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