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 지나고 용암동굴 있는 목장에 숙박시설 논란

연합뉴스 2024-07-03 12:00:33

신풍·신천목장 부지, "환경·경관 훼손 문제 제기"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배경으로 제주올레 3코스가 지나는 신풍·신천목장에 관광시설 건설이 잇따라 계획돼 환경·경관 훼손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천 신풍 바다목장

3일 제주도에 따르면 민간업체 A사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목장에 온천스파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이 업체는 신풍목장 중 10만1천918㎡ 부지에 연면적 6만2천5천678.7㎡의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숙박시설(178실)과 휴양문화시설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이 사업에 대한 사전입지 검토에서 올레길, 해안 경관이 저해되지 않도록 건축계획 및 개방 공간 확보 방안 등의 검토를 제시했다.

감귤 껍질 건조 작업

또 신풍목장 남쪽 옆 신천목장에서도 B사업자가 12만981㎡에 189실 규모의 휴양리조트 조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 곳은 제주에서 해안선과 직접 연결돼 바다와 접하는 유일한 용암동굴인 마장굴과 인접해 있다.

제주도는 사업지 내 마장굴에 대한 각종 평가 등을 통한 보전 방안을 마련하고 올레길에서 조망이 차단되지 않도록 건축물 규모와 배치를 검토할 것을 자문했다.

신천 신풍 해안가에 접한 목초지

신풍목장과 신천목장은 과거 주민들이 소유해 말과 소 등의 가축을 방목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산업 변화로 말과 소를 더는 방목하지 않으면서 목장 기능을 상실해 오랜 기간 방치돼 왔다.

목장 부지의 국유지·도유지 외에 일부 주민 소유 초지가 팔려 소유권이 넘어가는 등 마을목장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이들 목장은 제주올레가 나면서 '신풍·신천바다목장'으로 불리며 너른 초지와 탁 트인 바다 경관으로 올레꾼들의 사랑을 받는 구간이다.

겨울철이면 한약 재료로 쓰이는 감귤 껍질을 말리는 풍경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감귤 껍질 말리는 풍경

ko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