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조사관' 도입 4개월…교원 절반 이상 "업무 안 줄어"

연합뉴스 2024-07-03 12:00:24

교원 33% "조사관과 모든 조사에 동석"…"제도 보완 필요"

자료화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학교폭력과 관련한 교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 제도'가 도입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현장 교원들은 부담 감소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21일까지 교원 3천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원 53.2%는 조사관제 도입에도 교원 업무가 줄지 않았다고 답했다.

업무가 줄었다는 응답은 28.5%에 그쳤다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는 그간 교사들이 맡았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조사와 보고서 작성, 위원회 참석 등을 퇴직 경찰, 퇴직 교원 등 외부 조사관이 담당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지난 3월부터 전국 시도교육청에 조사관을 위촉해 학폭 관련 조사를 맡도록 했다.

학교폭력 업무를 맡은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 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업무 분리를 통해 교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설문에서 조사관제 도입으로 민원이 줄었냐는 질문에 교원 56.8%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22.0%만이 민원이 줄었다고 했다.

또 교원 62.4%는 조사관제 도입 후 학폭 사안 조사 처리 기간이 학교가 맡았던 것보다 더 걸린다고 답했다.

조사관이 학폭 조사를 할 때 교원이 동석하냐는 질문에 33.2%는 '모든 조사에 동석한다'고 답했고, 35.9%는 '사안에 따라 동석한다'고 했다.

교원들은 조사관 조사에 동석하면 부담이 늘고 민원에도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조사관이 처리하는 학폭 사안의 범위는 학교가 요청하는 사안(58.7%)이 가장 많았고, 모든 사안(41.3%)을 처리하는 곳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교원들은 조사관이 신고 접수부터 조사, 종결 업무까지 전담해야 하며, 불필요한 행정업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교총은 전했다.

sf@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