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삼성증권 하반기 좋다...'PF 기저효과' '리테일 호성적'에 실적 증가

데일리한국 2024-07-03 09:50:00
삼성증권 사옥(왼쪽)과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사옥(왼쪽)과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증권사 연구원들은 올 하반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본격화와 미국발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상승해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삼성증권의 호실적을 전망했다. 또 하반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착륙 방안 시행 등으로 관련 리스크가 해소돼 지난해 많은 충당금을 쌓은 한국투자증권이 기저효과로 실적 급등을 예상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연구원들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증권사(한국투자·삼성·NH·키움·대신)들의 하반기 전망을 발표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공통적으로 올 하반기 실적의 변수로 브로커리지와 부동산 PF 수익을 꼽았다.

먼저, 브로커리지의 경우 상반기부터 흐름이 좋았다. 올 상반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호황에 접어들면서 일평균거래대금은 3조20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8358억원) 대비 약 13%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올 1분기 증권사 60곳의 당기순이익도 2조514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6.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수수료 수익도 1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도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원대를 지속하고 있어 브로커리지 수익을 기반으로 한 2분기 호실적도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돼 속속 밸류업 공시를 내놓고 있어 하반기 증시 훈풍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일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3년간 전년 대비 배당성향 최소 25% 이상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 주가가 전일 대비 10%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보다 개선된 주주환원 정책을 잇달아 내놓을 경우 거래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미국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올 하반기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 그간 고용 지표 등의 개선이 가시적이지 않아 연준 인사들이 연이어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으나 업계는 이르면 오는 9월 한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삼성증권의 호실적을 예상했다.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아 향후 기준금리 인하의 수혜를 크게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순영업수익 중 순수수료이익이 48.1%, 수수료수익 중에서도 위탁매매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며 "거래대금의 이익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증권에 대해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이 경쟁사 대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증권사 연구원들은 지난해 증권가 전반을 흔들어 놓은 부동산 PF 리스크가 연내 대거 해소돼 관련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꾸준히 부동산 PF 리스크 해소를 위해 노력해 온 결과 지난 5월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했으며 증권사에도 관련 여파를 줄이기 위해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주문해 증권사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물론, 올 하반기에도 부동산 PF 관련 불확실성은 존재하나 금융당국, 증권업계의 노력에 힘입어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적을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잠재 리스크가 완화되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연구원 모두 부동산 PF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자산 구조조정으로 인해 일부 추가 손실 인식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지난해 말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충당금을 인식하면서 강한 기저효과를 형성해 놓았기 때문에 연간 이익은 전년 대비 39.4%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2분기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시작됐음에도 우려보다 양호한 충당금 부담이 반영됨에 따라 잠재 리스크도 완화했다"며 "부동산 PF 정상화는 곧 IB 부문의 회복이기 때문에 IB의 실적 기여도가 가장 높은 한국투자증권이 급증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