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만회포에도 교체당한 김도영, 꽃감독의 메시지는 확실했다

스포츠한국 2024-07-03 05:20:00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20)은 이날 경기에서 실책 이후 곧바로 다음 타석에서 이를 만회하는 홈런을 터트렸다. 그럼에도 이범호(42) KIA 감독은 단호하게 김도영의 교체를 지시했다. 타격도 중요하지만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우선이라는 이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김도영. ⓒKIA 타이거즈 김도영.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2일 오후 6시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KIA는 연장승부 끝에 삼성을 9-5로 제압하고 1위 자리를 수성했다.

김도영은 이날 첫 타석부터 삼성 선발 코너 시볼드를 상대로 깔끔한 우중간 안타를 신고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는 시원한 안타였다.

문제는 수비였다. 팀이 0-3으로 뒤지고 있던 3회말 1사 1,2루에서 삼성 데이비드 맥키넌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동시에 주자들은 더블 스틸을 시도했다. 하지만 포수 김태군의 날카로운 3루 송구로 2루주자 구자욱은 2루와 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그런데 김태군의 송구를 받은 김도영은 갑자기 1루로 공을 뿌렸다. 구자욱은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렸다. 2루수가 홈으로 송구해 구자욱은 다시 3루와 홈 사이에 갇혔다. 

3루 런다운에 걸린 후 네일과 충돌한 구자욱. ⓒSPOTV 중계화면 캡처 3루 런다운에 걸린 후 네일과 충돌한 구자욱. ⓒSPOTV 중계화면 캡처

하지만 구자욱은 3루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네일과 충돌했다. 심판은 주루 방해를 선언했고 구자욱은 그렇게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이닝이 끝날 수 있던 상황에서 허무하게 한 점을 더 내준 KIA로서는 김도영의 1루 송구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도영은 이후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코너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쳐 3회말 수비 실수를 만회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4회말 수비를 앞두고 김도영을 변우혁과 교체했다. 문책성 교체였다.

김도영은 올해 타율 0.343 OPS(출루율+장타율) 1.027 22홈런 59타점 25도루로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수비는 이와 정반대다. 김도영은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벌써 19개의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명백한 실책성 플레이를 저지르는 등 수비에서 유독 아쉬움을 보인다.

KIA는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이와 어울리지 않게 실책 또한 85개로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도영의 실책이 이 중 약 20%다. 적지 않은 수치임은 틀림없다.

김도영. ⓒKIA 타이거즈 김도영.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이날 공격에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수비에서 아쉬운 집중력을 보인 김도영을 과감히 교체했다. 이는 김도영 본인뿐 아니라 선수단 전체에게 전하는 암묵적이면서도 강력한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