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 다음엔 QS… 켈리, '그날의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다[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2024-07-02 21:14:08

[고척=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지난주 27타자 완봉승을 거뒀던 케이시 켈리. 이번엔 키움 히어로즈 타선을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연속 2번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LG는 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경기에서 2–4로 졌다.

케이시 켈리. ⓒ연합뉴스 케이시 켈리. ⓒ연합뉴스

역전패를 당한 LG는 45승2무37패를 기록하며 아직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마치지 않은 삼성 라이온즈(44승2무36패)에게 밀려 3위로 떨어졌다.

비록 패배했지만 소득도 있었다. 켈리가 지난주 완봉승에 이어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며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이다.

지난해 29년만에 통합우승을 거둔 LG는 올 시즌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헐거운 불펜진과 주전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도 LG의 발목을 잡았다. 케이시 켈리, 디트릭 엔스 모두 4점대에서 5점대 평균자책점을 오가며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외국인 투수 교체 이야기까지 흘러 나왔다. 염경엽 LG 감독이 공개적으로 이 주제를 꺼냈고 켈리와 엔스는 실험대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공교롭게 교체 이야기와 함께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리그 에이스급 호투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 중에서 켈리는 지난달 13일 삼성전에서 8이닝 6실점 패전, 지난달 19일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전은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실점 또한 많았고 KIA전에서는 이닝수가 적었다. 2경기 동안 15피안타를 맞으며 구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박동원(왼쪽)·케이시 켈리. ⓒ스포츠코리아 박동원(왼쪽)·케이시 켈리. ⓒ스포츠코리아

그러나 켈리는 지난달 25일 삼성전에서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9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27타자 완봉승. 9회초 윤정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면 KBO리그 최초 퍼펙트게임도 달성할 뻔 했던 대사건이었다.

‘인생급 호투’를 펼친 켈리, 이를 지켜본 LG에게는 이날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잠깐 반등하다가도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켈리가 2경기 연속 에이스로서의 모습을 보인다면 확실한 반등 신호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켈리는 2019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5시즌 연속 후반기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도 호투를 이어갈 경우 2024시즌에도 ‘후반기 에이스’ 켈리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켈리는 LG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시속 140km 중,후반대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상,하,좌,우로 꽂으며 키움 타자들을 몰아붙였다. 주무기인 커브를 적재적소에 떨어뜨리며 키움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었다. 2회말 4안타를 내주며 흔들렸으나 이후 6회까지 단 2안타만 추가로 내주는 노련함도 과시했다.

결국 켈리는 이날 키움 타선을 상대로 6이닝 1실점 7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을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을 4.47로 낮췄다. 팀은 2-3으로 패배했으나 켈리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케이시 켈리. ⓒ연합뉴스 케이시 켈리. ⓒ연합뉴스

올 시즌 LG의 에이스에서 고민거리로 전락했던 켈리. 지난달 25일 삼성전 완봉승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퀄리티스타트 투구로 전반기를 마쳤다. 25일 호투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반등에 성공한 켈리가 후반기 LG의 에이스로 활약할지 주목된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