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의원' 막말로 대정부질문 파행…'채상병특검법' 상정 무산

데일리한국 2024-07-02 23:15:24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2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와 국민의힘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7.2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2일 열린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으로 끝내 파행을 빚었다. 이날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려던 민주당의 계획도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정부질문 재개 조건으로 김 의원의 막말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다만 김 의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정회된 회의는 다시 열리지 못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대정부질문 속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돌아섰다. 

추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은 사과 없이는 본회의가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며 "본인이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이야기함에 따라 저희가 사과 없이는 본회의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최종적으로 말씀드렸고, 오늘은 더 이상 회의가 어렵다고 서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일까지도 김 의원의 공식적 사과가 없으면 본회의 참석이 어렵다는 의견을 모았다"라며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은 별도로 추진할 것이다. 이렇게 망언에 가까운 거친 표현, 막말을 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총회 전 기자들과 만나 사과할 뜻이 없음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독도 영토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영토적 야심이 있는 일본과 동맹을 하겠다는데 사과를 하냐"라며 "일본과 동맹이라고 하는 사람이 제정신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국회 부의장에게 조용히 시켜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는데 안 됐다. 고소할지 법적으로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질의하는 전현희 의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비난했다. 또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영토적 야욕을 갖고 있는 나라이고, 그런 나라와 어떻게 동맹을 한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와 고성이 잇따르자 김 의원은 재차 "정신 나갔다"며 "어떻게 일본과 동맹을 맺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우원식 국회의장을 대신해 대정부질문 진행을 맡고 있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3일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불을 놓으면 4일 예정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도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