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한 연대의 '한동훈 배신자' 만들기, 득일까 실일까?

데일리한국 2024-07-01 18:57:33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마치고 지지자 응원을 받으며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4.6.23.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마치고 지지자 응원을 받으며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4.6.23.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으로 낚시질, 탄핵 말려들면 국민 배신" ( 원희룡 전 장관)

“사익을 위한 배신” (나경원 의원)

"'절윤'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 못 해" (윤상현 의원)

국민의힘 초반 당권레이스부터 '1강'을 굳힌 한동훈 후보를 향한 집중 견제구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한동훈 배신자론'으로 협공을 펴자, 한 후보는 '공한증'(恐韓症)에 비유하며 반격에 나섰다. '한동훈 대 반한(반한동훈)' 연대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반한 연대의 협공이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깨기'로 이어질지 혹은 '어대한 굳히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의 '배신자 프레임'을 두고 시각은 양립된다. 당심 80%가 반영되는 전당대회에서 집토끼 표심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과, 오히려 중도층과 특검 보수 수요층의 표심을 확실히 선점할 것이란 분석이다. 

세 후보가 한 후보를 향해 '배신의 정치'를 꺼내든 속내는 유승민 전 의원에게 정치생명의 치명상을 입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려는 시도로 읽힌다.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한 후보를 '제2의 유승민'으로 만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겠단 의도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6.24.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6.24.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캠프 측은 전날 논평을 내고 “아무리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린다 해도 협박과 분열의 정치는 안 된다”며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 정치이자 공포 마케팅”이라고 방어막을 폈다. 다른 후보들의 공세를 ‘공한증’(중국 축구가 한국에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에 빗댄 셈이다.

그러자 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한증 맞다”라며 “어둡고 험한 길을 가는데 길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까 무섭고 두렵다”고 받아쳤다.  

한 후보가 띄운 '제삼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기점으로 당권 구도는 '한동훈 대 반한'으로 선명해지고 있다. 그간 여권에서는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명분용으로 해석되어 온 만큼, 한 후보가 특검법 추진 입장을 밝힌 순간 반윤을 넘어 '절윤'(絶尹 윤 대통령과 절연)을 선언했단 얘기도 나왔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여당 원내대표였던 당시 야당과 합의해 법안을 통과시키자 박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전통 보수층에 '배신자'로 낙인찍힌 바 있다. 대선 주자로 거론되던 유 전 의원은 이후 당심과 멀어지며 당내 경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고, 대권 가도에서 멀어지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