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상으로 펼쳐진 860년 역사…AR로 되살린 노트르담 대성당

연합뉴스 2024-07-01 10:00:46

국립고궁박물관, 佛 기업 히스토버리와 디지털 전시 선보여

나폴레옹 대관식·화재 현장·복원 과정 등 역사적 순간 생생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전시를 체험하는 관람객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프랑스 파리 시테섬 동쪽에 있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중세부터 이어져 온 프랑스 역사가 숨 쉬는 장소로 꼽힌다.

빅토르 위고가 쓴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로 잘 알려진 이곳에서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을 비롯한 중요 행사가 열렸고 파리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2019년 발생한 화재로 복원 공사가 한창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프랑스의 증강현실(AR) 콘텐츠 전문 기업 히스토버리와 함께 디지털 전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증강현실 특별전: 내 손으로 만나는 860년의 역사'를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1165년 초석을 놓는 모습을 구현한 장면

히스토버리가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자문위원회와 협업해 기획·제작한 전시를 소개하는 자리다.

파리를 비롯해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에서 열린 전시에는 지금까지 약 5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2일 개막하는 전시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오랜 역사를 찬찬히 짚는다.

1163년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건물의 주춧돌을 놓는 순간부터 2019년 화재로 지붕과 첨탑이 붕괴하던 순간, 그 이후 진행 중인 복원 과정까지 860여 년의 역사를 되살렸다.

1180년 대성당을 건축하는 모습을 구현한 장면

관람객들은 태블릿 컴퓨터를 작동하면서 총 21개로 구성된 역사적 순간을 만날 수 있다.

히스토버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1180년 대성당을 짓던 모습, 1241년 예수가 쓴 것으로 알려진 가시 면류관을 가져오는 행렬의 모습 등이 3차원(3D) 영상으로 펼쳐진다.

전시장을 거닐면서 태블릿 컴퓨터를 만지다 보면 1804년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 모습도 볼 수 있다. 당시 대관식에 참석한 인물도 생생하게 구현했다.

1645년 노트르담 대성당의 내부를 표현한 장면

2019년 화재 당시 지붕과 첨탑이 붕괴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화재 현장, 문화유산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파리 소방대원의 모습 등도 화면 너머로 되살아난다.

전시장에서는 대성당을 촬영한 사진 패널과 실물 크기로 제작한 키메라 석상도 만날 수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바닥과 스테인드글라스 등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꾸며 관람객이 몰입하도록 돕는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문화유산을 디지털 유산으로 변화시키고 활용해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건 세계적인 추세"라며 "세계적인 유산을 체험할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804년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을 표현한 장면

전시를 후원한 로레알코리아의 사무엘 뒤 리테일 대표는 "프랑스의 국보급 유산 프로젝트를 한국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박물관은 오는 10일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함께 숭례문, 노트르담 대성당, 오키나와 슈리성 등 외부적 요인으로 큰 피해를 본 문화유산의 복원과 활용 방안을 논하는 학술 행사를 연다.

전시는 9월 1일까지.

2019년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모습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