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리스크' 바이든에 등 돌리는 美언론…후보 교체론 힘 받을 듯

데일리한국 2024-06-29 13:08:2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콜빌쉬르메르 미군 묘지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콜빌쉬르메르 미군 묘지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수세에 몰렸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첫 TV토론에서 말을 더듬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는 평가가 있따라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에게 제기된 '고령 리스크'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그를 지지했던 주요 언론마저 등을 돌리고 있어 '중도 하차'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대표적인 진보 매체로 분류되는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논설실 명의로 '조국에 봉사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시 뭘 이뤄낼지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트럼프의 도발에 대응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최소 한차례 이상 문장을 끝까지 이어가는데도 어려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인들은 바이든의 나이와 쇠약함을 두 눈으로 봤다"면서 "이를 눈감아주거나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도박"이라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진 결점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 국가안보와 안정을 위험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NYT는 "바이든이 공익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봉사는 재선 도전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바이든이 대선경쟁을 계속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트럼프를 쓰러뜨릴 누군가를 선택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 존스 CNN 정치평론가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경쟁을 이어가는 데 대한 우려를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와 지지층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시험을 쳤으나, 실패했다"면서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MSNBC 방송에서 아침 프로그램인 '모닝 조'를 진행하는 조 스카버러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을 하며 입을 벌리고 있거나, 앞뒤로 눈을 움직이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것을 두고 한탄했다. 

조 라카러버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는 말의 진위를 따지지 못하고, 연신 기회를 놓쳤다"며 "지금은 민주당이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사랑해 온 그가 대통령 출마란 과업을 맡을 수준이 되는지 결정할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텔레비전 토론 내내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고전했다. 이에 토론 직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했다'는 평가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나왔고,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실내 유세를 통해 "이 일(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다시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었다고 밝혔다. 

2차 텔레비전 토론이 9월에 진행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려의 목소리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