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3차예선 ‘중동밭’이지만’... 머리 아픈 것보다 몸 힘든 게 낫다

스포츠한국 2024-06-29 06:30:00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난적이 될 수 있는 호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를 모두 피했다.

물론 중동 5팀과 한 조로 묶여 원정 피로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골치 아픈 상대를 만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KFA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KFA

한국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진행된 월드컵 3차 예선 조 추첨에서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함께 B조에 들어갔다.

18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3차 예선에서 월드컵 본선행 티켓 8.5장 중 6장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홈-원정 도합 10경기씩을 치러 각 조 1, 2위가 본선 직행 티켓을 가져간다.

5, 6위는 자동 탈락하며 3, 4위 6개국은 남은 2.5장의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포트가 아닌 팀 중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카타르, 호주, 사우디 등 강호들을 피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만약 월드컵 본선 수준의 세 나라 중 두 팀과 같은 조가 됐다면 아무리 아시아 상위권의 한국이라도 쉽지 않은 승부를 해야 하며, 해당 경우 조 2위 안에 들어 본선에 자동 진출할 가능성도 훨씬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실제로 지난 1~2월에 걸쳐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사우디와 16강 승부차기, 호주와 8강 연장 접전을 펼치고 힘겹게 4강에 오른 바 있다. 호주와 사우디는 이번 3차 예선서 모두 일본과 같은 C조에 묶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 추첨 결과. ⓒAFC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 추첨 결과. ⓒAFC

신태용 감독과 함께 전성기를 맞고 있어 껄끄러운 인도네시아를 피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물론 인도네시아, 중국 등과 같은 조로 들어간다면 중동 국가를 만나는 것보다 원정 이동 거리에서 상대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한국을 잘 아는 신 감독의 지휘 하에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3차 예선에 올랐다는 점은 무섭다. U-23 대표팀에서의 결과이긴 하지만,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지난 4월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황선홍호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기도 했다.

물론 기본적으로 10시간 비행을 넘기는 중동 국가로의 원정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냉정하게 피파랭킹 22위의 한국을 위협할 상대는 55위의 이라크 정도. 아시안컵 4강에서 한국을 꺾었던 68위 요르단이 있지만, 홈-원정 두 경기에서 한국에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정 이동에 피로는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의 실력에 대한 부담은 덜었다고 볼 수 있는 한국의 3차 예선 조 추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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