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이이잉" 둘레길에 순찰드론 떴다…범죄예방 첫 비행

연합뉴스 2024-06-18 00:00:39

등산로 살인사건 발생한 목골산서…서울경찰 연말까지 시범사업

열화상카메라·서치라이트 탑재…용의자 쫓아 추적 촬영도

관악경찰서, 목골산 둘레길 범죄예방 드론 순찰 시연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17일 오후 2시 50분께 관악구 목골산 둘레길 36m 상공.

큰부리까마귀가 갈라놓은 하늘길에 '위이이잉' 소리와 함께 경찰 마크를 단 드론이 날아올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서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범죄예방 목적의 드론 순찰을 실시했다.

경찰이 드론을 띄운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존에도 실종아동을 찾고 자살위험자를 구조할 때, 재난이나 테러 상황에서 인명을 수색할 때 드론을 운용할 수 있었는데, 지난 3월 19일 '경찰 무인비행장치 운용규칙'이 개정되면서 순찰에도 드론을 쓸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은 관악경찰서와 서초경찰서를 중심으로 드론 순찰 시범사업을 올해 말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관악경찰서와 서초경찰서는 한 달에 1∼2회씩 드론 순찰을 실시, 드론 순찰에 적합한 지형과 시간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날 경찰이 사용한 드론은 길이 70.6㎝·폭 70.6㎝·높이 47.5㎝에 무게가 8.9㎏인 중형 모델로, 최대 35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비행시간이 짧지만 6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을 분량의 배터리를 준비하기 때문에 순찰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찰은 보고 있다.

열화상카메라와 서치라이트를 탑재해 야간에도 순찰이 가능하며, 30배 줌 촬영을 통해 50m 상공에서도 지상에 있는 대상을 식별할 수 있다.

피사체를 추적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용의자를 쫓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관악 둘레길에 경찰 드론이 떴다!'

이날 드론을 조종한 것은 서울경찰청 정보화장비과 소속 예용동 행정관이지만, 관악경찰서 내에도 드론 자격증을 가진 경찰관이 7명이 있다.

관악경찰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드론 운용을 위한 사전 안전교육도 마쳤다.

경찰은 시범사업을 거쳐 범죄예방 목적으로 드론을 활용하게 되면 등산로처럼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 순찰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140여대, 서울에서는 7대의 경찰 드론이 비행을 준비 중이다.

박민영 관악경찰서장은 "드론 순찰과 더불어 집중 도보 순찰 등 순찰 총량을 늘리고 폐쇄회로(CC)TV와 비상벨 등 방범 시설물을 확충해 둘레길을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른바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을 계기로 서울 외곽을 잇는 156㎞ 길이의 둘레길에 대한 범죄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은 작년 8월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목골산 등산로에서 최윤종(30)이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사건을 말한다.

최윤종은 1심과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관악 둘레길에 뜬 경찰 드론

honk02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