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후보 올랐지만 수상은 불발…"결과 관계없이 이미 큰 보상"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놓친 이금이(64) 작가는 "앞으로도 즐겁게,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이야기를 써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올해 안데르센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 작가는 최종 후보 6인에 들었으나 수상의 영광은 영국 작가 마이클 로젠에게 돌아갔다.
이 작가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2024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그런 만큼 기대가 높았지만 아쉽게도 수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 작가는 IBBY 한국위원회(KBBY)를 통해 밝힌 소감에서 "한국에서 늦은 시간까지 결과를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아쉽게도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리지 못하게 되었지만, 보내주신 응원과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어린 시절 동화를 통해 큰 위로와 희망을 얻었고, 그 가치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글을 써왔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저 자신을 치유하며, 작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결과와 관계없이 저는 이미 큰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가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편집자와 출판 관계자, 연구자, 번역가, 동료 작가들 덕분"이라며 KBBY와 한국출판산업진흥원,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여러 기관에도 감사를 전했다.
이 작가는 "무엇보다 제 작품을 좋아해 주고 기다려 주시는 독자들이 계셔서 지치지 않고 쓸 수 있었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안데르센상은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을 기려 1956년 제정된 세계적인 권위의 아동문학상이다. 2년마다 아동문학 발전에 공헌한 글·그림 작가를 한 명씩 선정해 시상한다.
한국인으로는 2022년 이수지 작가가 그림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바 있다.
비주류 언어와 번역의 한계 탓에 수상은 불발됐지만, 이 작가가 글 부문에서 두차례 최종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뜻깊은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KBBY는 "이번 성과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의 저력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세계에 깊이 각인시킨 뜻깊은 계기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동청소년 문학가다. 등단 후 40여년 동안 50여권의 책을 펴낸 우리 시대 진솔한 이야기꾼으로, 당대 현실을 반영한 탄탄한 서사와 주체적 캐릭터로 아동청소년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소외된 이웃과 그늘진 삶을 조명하며 가족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대표작으로는 '너도 하늘말나리야'와 '소희의 방', '숨은 길 찾기', '유진과 유진',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허구의 삶' 등이 있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알로하, 나의 엄마들', '슬픔의 틈새'에 이르는 디아스포라(이산) 3부작 등 역사소설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kihu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