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걸프 평화에 기여 원해", UAE "中 중요한 역할 기대"(종합)

연합뉴스 2026-04-14 00:00:30

중동발 에너지 위기 속 UAE 왕세자 방중…농업·과학기술 협력 확대키로

中외교, 호르무즈 해협 봉쇄 비판…"국제사회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아"

중국을 방문한 칼리드 왕세자(오른쪽)

(베이징·서울=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권숙희 기자 =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원자재 공급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중국 측 초청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가 중국을 방문했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초청으로 전날 저녁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칼리드 왕세자와 만난 리 총리는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국 측이 줄곧 관련된 각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평화 촉진과 전쟁 종식을 위해 적극 힘써왔다"라며 "중국은 한층 더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걸프 지역의 평화와 안녕 회복에 기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UAE 내 중국 국민과 기관, 프로젝트의 안전을 보장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중국 측은 UAE 측과 에너지 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에너지 저장 및 수소 에너지,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동력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양국의 녹색 전환을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측은 UAE 측의 우수한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기를 바라며 UAE 측이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와 서비스무역교역회 등의 플랫폼을 잘 활용해 제품 홍보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칼리드 왕세자는 "UAE 측은 중국과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하며 중국을 UAE 대외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라며 "고위급 교류를 더욱 긴밀히 하고 무역, 투자, 에너지, 과학기술 혁신, 교육, 문화 등의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양국 국민의 이익에 더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동 지역 정세는 엄중하며 중국 측이 일관되게 정치적 수단을 통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역내 국가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진하는 데 힘써온 것을 UAE와 역내 국가들은 높이 평가한다"라며 "중국이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담 이후 리 총리와 칼리드 왕세자는 농업, 과학기술, 투자, 중의약 등 분야의 협력 문서 서명식을 지켜봤다.

이날 베이징에서 별도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칼둔 할리파 알무바라크 UAE 대통령 중국사무 특사 간 회담도 이뤄졌다.

왕 주임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정치, 외교적 수단을 통해 전면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실현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길"이라고 강조했다.

칼리드 왕세자를 수행한 칼둔 특사는 "UAE 측은 중동 정세 완화를 위해 중국 측이 기울인 적극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중국 측이 더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칼리드 왕세자는 오는 14일까지 2박 3일간 중국에 머물 예정이다.

칼리드 왕세자의 이번 방문은 최근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중국이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걸프 지역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UAE는 주요 원유 공급국 중 하나로, 양국은 에너지뿐 아니라 인프라, 금융,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왔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UAE의 경제 다각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협력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이번 방중에서는 에너지 협력뿐 아니라 투자, 첨단 산업, 공급망 안정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 주요 국가와 외교 접촉을 늘리며 '전쟁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다.

지난 7일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중동 전쟁 이후 이란·이스라엘·걸프협력회의(GCC) 국가 등 각국 정부 외교장관과 26차례 통화했고 중동 문제 특사가 각 지역을 오가며 중재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hjkim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