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고유가 항의 시위 몸살…유류세 추가 인하

연합뉴스 2026-04-14 00:00:30

트럭·트랙터 시위대 정유소·항구 진입로까지 봉쇄

더블린 주요 도로를 막고 있는 화물차와 트랙터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아일랜드가 1주일째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유류세를 낮추는 정책을 추가 발표했다.

13일(현지시간) 아이리시타임스, RTE 방송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곳곳에서는 지난 7일부터 정부의 고유가 대책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항의하는 시위대가 화물차, 트랙터 등을 끌고 주요 도로를 막는 시위를 벌였다.

아일랜드에서는 이란 전쟁 이후로 경유 소비자 가격이 L당 1.70유로(2천960원)에서 2.17유로(3천777원)로 치솟는 등 유가가 급등세다.

지난 주말에는 시위대가 전국 주요 도로뿐 아니라 국내 유일한 정유시설인 코크 화이트게이트 진입로와 주요 에너지 보급로인 골웨이항 터미널로 이어지는 다리까지 봉쇄했다.

대대적인 운송 차질이 빚어지고 아일랜드 주유소 약 3분의 1에 석유가 없는 지경에 이르자 사이먼 해리스 부총리는 "국가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 12일 경찰과 군대를 투입해 주요 도로와 기반시설 진입로를 막은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정부는 결국 12일 밤 고유가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경유·휘발유에 대한 유류세를 L당 10센트 더 인하하고 산업용 경유 유류세는 L당 2.4센트 인하하기로 했으며 내달로 예정됐던 탄소세 인상 시점은 10월로 늦췄다.

이는 약 5억 유로(약 8천700억원) 상당으로, 앞서 운송업체에 대한 경유 환급액 한도 인상 등 2억5천만 유로(약 4천350억원) 상당의 지원책에 추가된 조치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화물 운송업계, 농민 대표 단체들과 대화해왔고 시위대와 직접 협상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추가 지원책이 시위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전했다.

제1야당 신페인당은 정부의 고유가와 시위에 대한 대응이 '재앙' 수준이라면서 정부 불신임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시위 해산 위해 코크 화이트게이트 정유소로 진입하는 경찰

교통인프라청은 13일 오전에도 전국 도로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면서 통행 차질이 빚어졌다가 정오께 고속도로에서는 시위가 모두 해산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류 공급이 정상화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RTE는 전했다.

케빈 맥파틀란 아일랜드연료협회 대표는 코크 화이트게이트 정유시설로 유조차량이 진입하려면 여전히 경찰 호위를 받아야 한다면서 전국 교통망까지 완전히 회복해 공급이 정상화하려면 길게는 열흘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 300곳이 가입된 편의점신문판매점협회의 빈센트 제닝스 회장도 여전히 많은 주유소에 석유가 없다며 이대로라면 정상화까지 약 6일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