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추천기관에 포상 재검토·취소 독려…부처 내 상훈취소 전담 TF도 설치
"뒤늦게라도 잘못된 포상 바로잡는 게 영예 제고"…강제 환수방안은 빠져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차민지 기자 = 행정안전부가 과거 부적절하게 수여된 정부포상을 추천기관이 발굴해 취소 절차를 밟도록 독려키로 한 배경에는 그간 국가의 상훈 정책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성이 자리한다.
상훈법은 훈장과 포장 등 서훈 취소 사유로 ▲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형을 받았거나 적대지역으로 도피한 경우 ▲ 사형,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 등 3가지를 제시한다.
서훈을 받았던 사람에게 이런 취소 사유가 생기면 포상 추천 기관이 행안부에 서훈 취소를 요청해야 하지만, 기관의 소극적 태도 등으로 인해 이런 절차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그에 따라 서훈 취소도 유야무야 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특히 고문, 간첩조작 사건 등 과거사 문제의 경우 사건 연루자의 서훈 취소 문제가 정권의 입맛이나 정치적 입김에 따라 휘둘리는 일이 반복돼 오기도 했다. 과거사 연루자가 법적 심판을 받았어도 훈·포장은 고스란히 유지되는 일이 많았던 이유다.
1948년 정부 출범 뒤로 훈·포장, 표창 등 정부포상이 취소된 사례는 총 833건이다. 78년간 수여된 정부포상 약 161만점의 0.05%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일부다.
이번 대책을 계기로 행안부가 정부포상 추천기관에 부적절 포상에 대한 재검토와 취소 작업을 적극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짜 공적 박탈이 대거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행안부는 부처 내 상훈담당관실에 정부포상 취소업무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약 10명 규모로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각 추천기관에 취소대상 발굴 기준과 취소 절차 안내, 자료 제공 등 행정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그간 떠들썩한 포상 수여와 달리 취소 과정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하게 이뤄졌던 관행이 바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행안부는 포상 업무에 경험이 많은 민·관 전문가들로 자문단 풀(Pool)도 구성, 추천기관에서 요청 시 취소 검토 관련 자문 등을 하기로 했다.
행안부가 이날 부적절 포상에 대한 전면 재검토 계획과 함께 포상 취소 세부사유 공개 확대, 취소 포상 환수 독려와 점검에도 나서기로 하면서 정부포상의 영예가 제고될지도 관심이다.
정부포상 기준에 부합하는 공적에 훈·포장과 표창을 주되 부적절한 포상은 취소와 환수 등을 통해 뒤늦게라도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영수 행안부 의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저는 상훈 담당자로서 뒤늦게라도 잘못된 포상을 바로잡는 것이 정부 포상의 영예성을 높이는 일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취소된 정부 훈·포장의 환수율 제고를 위해 강제적인 환수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이번 대책에는 빠졌다.
행안부는 기존에 미환수된 포상에 대해 포상 추천기관과 협조해 주소불명·연락 두절 등을 재점검하고 환수를 추진하겠다는 사실상 원론에 가까운 입장만 내놨다.
김 의정관은 이날 취소된 포상 환수를 버틸 경우 대책이 없다는 지적에 "법상 강제조치가 없다"면서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강제에 준하는 조치라도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방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ddie@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