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균열 속 EU와 긴밀한 관계 추진중…'은밀한 재통합' 비판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의회의 정상적 심의를 거치지 않고도 유럽연합(EU) 단일시장 관련 규정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단일시장은 공통 규칙과 표준을 바탕으로 회원국 간 상품과 서비스, 인력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체제로 영국은 브렉시트로 여기에서 이탈했다.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EU 단일시장이나 관세 동맹 재가입은 배제했지만, EU와 관계 재설정을 선언하고 식품 안전·검역 협정, 탄소 배출 거래 협정 등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추진되는 새 법안은 체결된 협정과 관련해 EU 규정에 변동이 생기면 영국 정부가 '2차 입법'을 통해 EU 규정에 맞춰 영국 법령을 능동적으로 개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2차 입법은 상·하원에서 수차례 독회, 법안 수정 등 심의를 거쳐야 하는 일반적인 입법 절차 없이도 정부가 기존 법률에 일부 조항을 추가·개정할 수 있다. 의회는 법안을 승인 또는 거부할 수는 있으나 수정할 수는 없어 실제로는 대부분 도장만 찍어주는 식으로 형식적으로 통과된다.
이번 법안은 스타머 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관계가 벌어지자 EU와 더 가까운 관계를 추구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달 초에도 글로벌 변동성이 커진 만큼 유럽 동맹국들과 안보·경제에 더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법안은 내달 13일 개원 시 공식 발표될 예정이며, 통과되면 올해 여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EU와의 식품 안전·검역 협정, 탄소 배출 거래 협정에 대해 적용될 수 있다.
향후 체결될 EU와 다른 협정에도 적용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일간 가디언은 자동차부터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대해 이런 식으로 EU 규정 채택을 추진할 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동당 소식통들은 향후 다른 부문에 대해 체결될 추가 협정들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야권에서는 의회를 우회해 EU로 은밀히 재통합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제1야당 보수당의 앤드루 그리피스 예비내각 산업장관은 "EU가 조건을 정하고 영국 의회는 방관자가 되는 게 바로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국민이 거부한 일"이라며 "노동당이 경제 관리를 망쳐놓고 그 실패를 감추려 EU 쪽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이번 법안은 의회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칠 것이고, EU와 어떤 협정 및 합의도 의회 심의를 거치며 의회는 2차 입법을 통해 비준된 합의에 필요한 새 EU 규정을 승인하는 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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