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협상 결렬에 이란 주민들 "미국 책임"…저항의지 표출도

연합뉴스 2026-04-13 11:00:11

AP통신 인터뷰 응한 테헤란 시민들 "미국이 과도한 요구…끝까지 맞설 것"

12일 테헤란 시내서 이란 국기 들고 있는 여성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합의 없이 결렬되자 이란 내부에서는 실망감과 함께 미국에 대한 저항의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테헤란발 기사에서 전했다.

AP통신이 테헤란의 한 신문 가판대에서 만난 파르하드 시미아(43) 씨는 협상이 성공해 전쟁이 끝나기를 희망했다면서, 종전 합의는 실패했지만 이란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전쟁에 반대하며 협상이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합의 도출 실패의 책임을 미국의 "부적절한 요구"에 돌렸다.

지난 11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1박 2일간 열린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은 합의 없이 '노딜'로 끝났다. JD 밴스 부통령이 이끈 미국 대표단은 핵 포기에 대한 이란의 명시적 약속이 없었다면서 추가 협상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테헤란 시민 메흐디 호세이니(43) 씨는 "이란이 전투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였던 만큼, 협상에서 이 모든 성과를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종전 협상 성공 여부와 별개로 "협상팀이 전쟁에서 이룬 것을 지켜내면서 물러서거나 굴복하기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희망의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하미드 하기(55) 씨도 종전 협상 결렬 원인이 "미국의 도를 넘은 요구"에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인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오려 한다"며 해협을 "우리가 직접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하마드 바게르(60) 씨도 이 전쟁은 미국이 자초한 것이라면서, 이란이 계속 강경하게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테헤란서 이란 최고지도자 대형 사진 옆에서 이란 국기 흔드는 시민

그는 "우리의 이익이 존중되는 한 우리는 대화와 협상의 민족"이라면서 "우리는 결코 전쟁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끝까지 굳건히 설 것"이라면서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으며, 우리 땅 1인치도 그들에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헤란의 일부 시민이 미국의 뉴스통신사인 AP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 의견을 밝히기는 했지만, 이들의 발언만으로 이란 국민의 전쟁에 대한 여론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AP통신은 이란인들이 지난 2월 28일 개전 직후 인터넷이 차단돼 한 달 넘게 디지털 단절 상태에서 살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국영매체에 의존해 왔으며 제한된 일부만이 해외 위성 TV채널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전했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