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 페루 대선서 출구조사 1위"…3전4기 주인공 될까(종합)

연합뉴스 2026-04-13 11:00:10

대선 4수 도전…양대 출구조사서 16.6%·16.5%로 모두 1위

결선 상대는 안갯속…6월 결선투표서 당선자 가려질 듯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 출구조사 결과 게이코 후지모리(51) 민중의힘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페루의 출구 조사에 따르면 후지모리 후보는 16.6%를 득표해 선두를, 좌파 후보인 로베르토 산체스는 12.1%를 차지해 그 뒤를 따를 것으로 관측됐다.

중도 좌파인 리카르도 벨몬트가 11.8%를 얻어 3위다.

반면,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다툼'의 출구조사에선 후지모리 후보가 16.5%를 득표해 1위 자리는 변동이 없었지만, 우파인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 후보가 12.8%로 2위를 차지한다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현재 압도적인 선두 주자가 없고, 주요 후보들 모두 당선 확정에 필요한 과반(50%)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 오는 6월 7일 결선 투표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페루 선거법상 본선에서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득표자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2곳의 출구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후지모리는 고(故) 알베르토 후지모리(1938~2024) 전 대통령의 딸이다.

페루 대선 후보들

부모의 이혼 후 불과 19세의 나이에 어머니를 대신해 영부인 역할을 수행한 그는 부친 실각 후 미국에서 돌아와 2006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역대 최다 득표를 얻으며 화려하게 정계에 데뷔했다.

이후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2011년, 2016년, 2021년 세 차례나 대선 결선 투표에 올랐으나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4수에 도전한 후지모리는 범죄 급증에 불안을 느끼는 유권자들에게 '질서와 경제적 안정'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남미 '블루 타이드'(Blue Tide·우파 물결)에 승선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투표 전날 인터뷰에서 미국,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의 보수 지도자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후지모리는 가문의 유산과 과거 법적 논쟁으로 인해 여전히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후보이기도 하다.

'독재자의 딸'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비롯해 본인의 부패 혐의라는 사법 리스크를 극복하고 반(反)후지모리 정서를 넘어서는 것이 결선 투표에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베르토 후지모리(중앙)과 딸 게이코 후지모리(우측)

한편, 이날 오전 수도 리마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소 설치 미비, 자료 배분 지연 등으로 투표 시작이 늦어지는 혼선이 빚어졌다. 선거 당국은 이에 투표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해 오후 6시까지 투표를 진행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자료 배분을 지연시킨 해당 업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선거에선 대선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도 함께 진행됐다. 1993년 단원제 전환 이후 33년 만에 양원제가 부활한 선거로, 유권자들은 상원의원 60명과 하원의원 130명을 뽑는 선거에도 참여했다.

대선후보 35명 가운데 21명은 상원의원 선거에도 동시에 출마했다. 페루에선 2024년 선거법 개정으로 대통령과 상원의원 동시 출마가 가능해졌다.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