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혐의 적용 검토…소방관 숨진 책임 묻긴 어려울 듯

(완도=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화재 진압 소방대원 2명이 순직한 전남 완도군 냉동창고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남 완도경찰서는 전날 화재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화재 발생 직전 냉동창고 내부에서 바닥 페인트(에폭시) 작업을 한 60대 김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소방대원과 냉동창고 건물주 등 모두 4명이 참고인 신분으로 화재 전후 상황 등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과학수사대, 소방 화재조사팀 등 22명이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김씨가 바닥 페인트(에폭시) 제거를 위해 토치(불을 압축해서 일반적인 불에 비해 강한 화력을 내게 하는 화기)를 사용했다는 진술에 주목하고 있다.
준공된 지 20년 가까이 된 냉동 창고 바닥은 기존에 시공된 에폭시 페인트가 갈라지거나 벗겨진 상태로 새롭게 정비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위해 김씨 등 작업자들은 기존의 에폭시를 물리적으로 긁어내는 방식으로 제거했는데, 제거되지 않은 부분은 토치로 가열해 제거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불이 시작됐고, 김씨는 스스로 빠져나와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에게 실화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실화 혐의는 고의가 아닌 실수로 불을 낸 사람에게 적용하는데 실화자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안전수칙상 가연성 물질일 에폭시 작업 과정에서 가열 장비 등 화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점을 고려하면 과실 입증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사실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확정하는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재 진압 중이던 소방관 2명이 숨진 것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직접적인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A씨의 실수로 불이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화재 진압 중이던 소방관이 고립돼 숨진 사고는 돌발 상황인 만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다.
경찰은 A씨와 함께 바닥 공사 등을 한 동료 작업자 등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냉동창고 화재 사고는 전날 오전 8시 25분께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 7명은 1차 화재 진압을 마치고 공방 밖으로 철수했다가 다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하고 다시 내부로 진입했다.
2차 진입 직후 갑자기 확산한 화염과 연기에 대피 지시가 내려졌으나 대원 2명이 고립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iny@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