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 선두 속 보수 후보들 각축…6월 결선투표서 당선자 결정될 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정치적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35명의 후보가 등록한 페루에서 12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페루 역사상 가장 많은 후보가 난립한 대선이다.
이날 2천700만명의 유권자는 전국 1만2천여 곳의 투표소에서 앞으로 2031년까지 5년간 페루를 이끌 새 대통령을 뽑게 된다.
35명의 후보가 등록한 탓에 과반은 커녕 20%를 넘는 지지율을 달성한 후보가 없다. 이에 따라 당선자는 오는 6월7일 열리는 결선투표에서 나올 공산이 매우 크다. 페루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 간 결선 양자 대결을 치른다.
현재로선 3강이 각축을 벌이는 분위기다. 전직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51) '민중의힘' 후보, 코미디언 출신인 카를로스 알바레스(62) '모두를 위한 나라'당 후보, 전 리마 시장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65) 후보다. 이들은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약 10~15%의 지지를 받으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모두 우파 보수 성향의 후보들이다.
반면 알폰소 로페스 차우 등 유력 좌파 후보들은 모두 5% 내외의 지지를 얻고 있어 이번 대선에선 우파 후보가 당선돼 남미 '블루 타이드'(Blue Tide·우파 물결)에 승선할 가능성이 크다. 유력 후보인 후지모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아르헨티나, 칠레, 에콰도르의 보수 지도자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례없는 후보 홍수 속에서도 민심은 싸늘하다. 유권자 마리아 페르난데스(56)는 AFP통신에 "누구에게도 투표하고 싶지 않다. 권력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실망했다. 우리는 부패한 이들에게 통치받아왔다"며 대선에 대해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이런 반응은 연이은 대통령 탄핵과 기소로 이어진 정치권의 스캔들과 암투에 유권자들이 오랜 기간 염증을 느낀 탓이 크다. 페루는 최근 10년간 임시 대통령을 포함해 9명의 대통령이 들어서고, 정당이 난립하는 등 극심한 정국 불안을 겪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넘는 650만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호세 마리아 발카사르 임시대통령은 투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대다수 국민이 투표에 참여한다면 정치적 부침을 겪어온 페루 민주주의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의원 선거도 함께 진행된다. 1993년 단원제 전환 이후 33년 만에 양원제가 부활한 선거로, 상원의원 60명과 하원의원 130명도 뽑는다. 대선후보 35명 가운데 21명은 상원의원 선거에도 동시에 출마했다. 페루에선 2024년 선거법 개정으로 대통경과 상원의원 동시 출마가 가능해졌다.

buff27@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