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드라마…아이유·변우석 등 화려한 라인업
2006년 드라마 '궁' 이어 입헌군주제 배경 주목
'궁'의 여주인공과 달리 주체적 현대 여성상 그려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2006년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MBC 인기 드라마 '궁'의 입헌군주제가 '21세기 대군부인'에서 부활했다.
다만 20년 전 신데렐라 여주인공 서사는 과감히 탈피하고, 2026년 시대상에 맞게 주도적인 현대 여성상을 담아 변화를 꾀했다.
지난 10일 첫 방송 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은 독특한 세계관과 화려한 볼거리, 아이유·변우석 등 화려한 주연 배우 라인업을 앞세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회 만에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9.5%(전국 기준) 시청률을 기록한 이 작품은 21세기 대한민국에 왕실이 굳건히 존재한다는 세계관으로 20년 전 방송된 만화 원작 드라마 '궁'을 떠올리게 한다.
두 작품은 모두 평범한 신분의 여성과 왕족 남성의 로맨스를 중심축으로 삼았지만, 캐릭터가 지닌 주체성과 서사 전개 방식에선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과거 '궁'의 주인공 신채경(윤은혜 분)이 평범한 여고생으로서 어른들의 정략적인 약조에 의해 궁에 입성해 황태자 이신(주지훈)과 사랑을 키워갔다면, '21세기 대군부인'의 성희주(아이유)는 결이 다르다.

재벌 2세이자 국내 대표 뷰티 브랜드 대표인 성희주는 재력과 능력을 갖췄지만 '평민에 서출'이라는 신분적 한계에 부딪히자, 이를 타파하기 위해 왕실의 차남 이안대군(변우석)을 동아줄로 점찍는다.
그는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거나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대신, 자신의 욕망과 신분 상승을 위해 직접 상대를 고른다. 대군의 반복된 알현 거절에도 칠전팔기 자세로 도전해 결국 대군과의 1대1 대면을 성사시키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이다.
성희주가 대군을 만나자마자 "저랑 혼인하시지요"라며 당돌하게 청혼하는 1화 엔딩장면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수동적인 여주인공이 아니라 거침없이 먼저 청혼하는 서사가 짜릿하다", "전개가 빨라서 답답하지 않다"는 등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아이유와 변우석이 각각 큰 흥행을 거둔 전작 '폭싹 속았수다'와 '선재 업고 튀어' 이후 선택한 차기작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일각에선 두 배우의 캐릭터 소화력이나 케미스트리(호흡)에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변우석은 제작발표회 당시 "최선을 다했고,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엇갈린 평 속에서도 '21세기 대군부인'은 압도적인 미장센과 화려한 패션 등으로 극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극 중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21세기 왕실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스케일이 다른 시각적 장치들을 대거 동원했다. 밤하늘을 장엄하게 수놓은 전통 낙화놀이를 비롯해, 광화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레이저쇼와 드론쇼 등은 전통문화에 최첨단 기술을 결합해 영화 못지않은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또 아이유의 세련되고 화려한 '재벌룩' 패션과, 전통 한복과 맞춤 수트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변우석의 스타일링 역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특히 이 작품은 웹툰이나 웹소설 등 기존 인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가 안방극장 주류로 자리 잡은 요즘, 순수 창작 대본만으로 올해 최대 기대작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2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이 작품은, 원작이 있는 작품들이 흔히 겪는 스포일러(유출)나 원작과의 비교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대본 잘 보는 배우'로 유명한 아이유는 제작발표회에서 "대본을 4부까지 읽었는데 제 역할도 좋았지만, 모든 인물이 매력적이었다"며 "궁과 궁 밖의 인물이 섞이고 대립하는 전개가 자연스럽고 코믹 요소까지 놓치지 않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궁'이 풋풋한 하이틴 로맨스로 신드롬을 일으켰다면, '21세기 대군부인'은 어른들의 노골적인 욕망과 궁중 암투에 압도적인 스케일의 볼거리를 더해 한층 다채로운 왕실의 결혼 생활과 궁중 로맨스를 그려갈 예정이다.
아이유는 "1∼2화보다 3∼4화가, 3∼4화보다 5∼6화가 더 재미있다"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시청자들이 이 작품에 더욱 빠져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출을 맡은 박준화 감독은 "'궁'도 너무 좋은 드라마였지만, 이 드라마 역시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이라며 "'궁'만큼 좋은 드라마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gahye_k@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