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해도서 조류형 공룡 알 화석 최초 발견
얇은 3층 구조…중생대 조류 실체 입증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약 1억년 전 백악기 한반도를 활보하던 조류형 공룡의 실체를 증명하는 알 화석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자국으로 존재를 확인하던 새의 실체를 직접 보여주는 체화석이 처음 발견되면서 중생대 한반도 조류 활동 근거의 공백을 메우게 됐다.
1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정종윤 박사 연구팀은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국내 최초의 조류형 공룡 알 화석인 '옹관울리투스 압해도엔시스'를 발견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고지리학, 고기후학, 고생태학'에 발표했다.
연구에는 허민 국가유산청장도 참여했다.
이번 화석은 2023년 압해도의 중기 백악기 일성산층(Ilseongsan Formation)을 탐색하던 중 김민국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연구원이 1㎝도 채 되지 않은 작은 파편 조각을 처음 발견했다.
미세 엑스선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분석한 결과 알은 길이가 5.5~7.5㎝ 정도로 작았다.
특히 알껍데기를 분석한 결과 두께가 0.5㎜ 이하로 얇고 현대 조류의 알과 비슷한 3개 층으로 이뤄진 구조로 나타나 중생대 시기 서식한 조류형 공룡의 알인 것으로 연구팀은 봤다.
연구팀은 매끄럽고 기다란 타원형의 알 형태가 압해도에서 출토된 무덤 양식인 옹관(독널무덤)과 유사하다는 데 착안해 옹관을 붙여 이름을 지었다.
여기에 알 화석을 뜻하는 울리투스를 붙여 속명을 정하고. 발견 지역의 이름을 따 압해도엔시스라는 종명을 붙였다.
이번 화석 발견은 연구팀이 발견해 보고한 신종 공룡 '둘리사우루스 허미니'와 하루 차로 이뤄졌다.

연구 당시 한국공룡연구센터 소속으로 참여한 조혜민 국립광주과학관 연구원은 "압해도에서 수일간 현장에 머물며 조사하던 중 작고 얇은 파편이 기적처럼 눈에 띄며 발견이 시작됐다"며 "다음날 조류 알 화석을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던 길에 둘리사루우스 화석도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압해도의 이 지층은 거대한 호수나 범람원 같은 퇴적 환경으로 분석되며, 공룡이나 조류가 서식하기 적합하고 사후에 사체가 진흙이나 모래에 빠르게 묻혀 화석화되기 유리한 조건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팀은 이 지역에서 조류 알 화석 외에도 수각류(육식공룡) 알 화석 4점도 새로 발견했다.
조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에서 15곳 이상 공룡알 화석산지가 보고됐지만 대부분 지역은 목이 긴 공룡인 용각류나 조각류 알이 많았다"며 "한 지역에서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수각류 알 종류가 나타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백악기 압해도 지역이 수각류 공룡이 선호하던 산란 지역일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조 연구원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새와 관련된 체화석 발견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수많은 발자국 화석이 증명하듯 당시 한반도에는 이미 다양한 새들이 번성하고 있었다"며 "새의 골격 화석은 크기가 매우 작고 속이 비어 화석으로 남기 어려운데, 앞으로 지속적 조사와 발굴을 통해 새와 연관된 뼈나 알 화석을 추가로 찾게 된다면 한반도 고생태와 자연사,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