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국가채무 시계…2030년엔 GDP 60% 육박한다

연합뉴스 2026-04-12 07:00:01

작년 국가채무 129.4조↑ '역대 최대폭'…올해부터 4년간 연평균 121조씩 증가

IMF, 韓일반정부부채(D2) 증가 속도 상향 "2030년 64.3%"

국가채무 (PG)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안채원 기자 =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 가운데 재정 부담이 커지거나 모수인 GDP가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 국가채무비율은 더 빨리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국가채무(D1)는 1천304조5천억(잠정)으로 전년 결산보다 129조4천억원 늘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을 함께 보면 지난해 국가채무 증가 폭은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공식 집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컸다.

연 단위 국가채무가 감소한 적이 없으므로 그 총액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1년 동안 100조원 넘게 증가한 것은 2020년(+123.4조원)과 2021년(+124.1조원)을 포함해 작년까지 3개 연도뿐이다. 지난해 국가채무 증가율은 약 11%로 2021년 14.7%를 기록한 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국가채무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변동

국가채무는 정부가 직접적인 상환의무를 부담하는 확정채무로 중앙정부 채무와 지방정부 순채무를 합산한 값이다. 확정치는 지방 정부 결산이 끝나는 8월 이후 나온다.

국가채무가 최대 규모로 늘면서 GDP 대비 비율(국가채무비율)도 급상승했다.

국가채무비율은 2024년 46.0%에서 2025년 49.0%로 3.0%포인트(p) 높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 전반이 큰 충격을 받았던 2020년 5.7%p 치솟은 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국가채무비율은 2021년 2.6%p, 2022년 2.2p%, 2023년 0.9%p로 점차 상승 폭을 줄이다 2024년에는 0.8%p 하락하고선 작년에 급반등했다.

앞으로는 국가채무가 연간 100조원 넘게 증가하는 게 뉴노멀 될 수 있다.

정부는 작년 9월 국회에 제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등에서 국가채무가 2026년 1천415조2천억원, 2027년 1천532조5천억원, 2028년 1천664조3천억원, 2029년 1천788조9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대로라면 올해부터 2029년까지 연 평균 약 121조원씩 증가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비율은 2026년 51.6%, 2027년 53.8%, 2028년 56.2%, 2029년 58.0%로 확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가채무 및 국가채무 비율

문제는 애초 전망이 잘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8년 국가채무비율을 2024년에 50.5% 수준으로 예상했다가 작년에 56.2%로 5.7%p 올린 것이 단적인 예다. 앞으로도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GDP 성장이 둔화하거나 재정 부담이 커지면 국가채무비율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주요 기관은 중동 전쟁의 충격 등을 이유로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7% 수준이 될 것이라며 작년 12월에 내놓았던 전망치를 최근 0.4%p 낮췄다.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이나 일본이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크다는 점을 거론하며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부족이 생산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조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밝혔다.

성장률 전망에는 국가채무비율 산정의 토대가 되는 경상 GDP가 아니라 물가를 감안한 실질GDP가 사용되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공통으로 반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동 전쟁과 별개로 한국 재정 지표가 애초 예상보다 더 어두워질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IMF는 작년 10월 펴낸 재정 점검 보고서에서 한국의 일반정부부채(D2)가 2030년이면 GDP의 64.3%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 보고서에서는 59.2%로 전망했다가 6개월만에 5.1%p 올린 것이다. D2는 D1에 중앙·지방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를 더해 산출한다.

한국은 일본이나 독일에 비하면 그 비율이 훨씬 낮은 편이지만 IMF는 양국의 비율을 낮췄다. 일본은 9.5%p(231.7%→222.2%), 독일은 1.2%p(74.8%→73.6%) 하향조정됐다. 싱가포르의 경우 0.7%p(178.0%→178.7%) 높였다.

한국재정학회장인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D2가 "국가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D2의 비율이 GDP의 60%를 넘으면 "3대 신용평가사는 (국가) 등급을 언제 떨어뜨릴지 타이밍을 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