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취재진에 이례적 사전 비자 면제…외교적 성과 홍보 목적도
정보 비공개에 불만도…"협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무도 몰라"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중심지에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 취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미디어센터에는 11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로 북적였다.
파키스탄 정부는 세계적 관심이 쏠린 이번 협상을 자국에서 열게 되자 이례적으로 일부 외신 기자들에게 사전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도 입국할 수 있게 했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전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2026 이슬라마바드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하는 모든 대표단과 언론인을 환영한다"며 "각 항공사는 해당 방문객들이 비자가 없어도 (파키스탄행 비행기에) 탈 수 있게 허용해 달라"고 썼다.
그러면서 "(방문객들이) 파키스탄에 도착하면 출입국 관리 당국이 비자를 발급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파키스탄 정부는 협상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 취재진에만 도착 비자를 발급할 방침이었으나 다른 국가 취재진도 몰려들자 이들 일부에도 같은 조치를 적용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사전 비자를 받지 않고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연합뉴스 특파원을 포함한 외신 취재진은 1시간 넘게 걸리기는 했지만, 도착 비자를 받고 입국했다.
보통 파키스탄 정부의 사전 비자를 받으려면 최소 열흘에서 한 달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이 이례적 조치를 한 배경에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외교적으로는 주변국에 머무르다가 이번에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을 주도적으로 중재하면서 전 세계에 자국의 외교적 성과를 홍보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의 이 같은 파격 조치로 이슬라마바드는 미국과 이란의 '벼랑 끝 담판'을 현장에서 취재하려는 전 세계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각국에서 온 기자들은 이날 오후 이슬라마바드 시내 호텔에 마련된 언론 지원센터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파키스탄 정부 인솔자와 함께 '진나 컨벤션 센터' 건물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로 이동했다.
파키스탄 정보방송부는 "(보안 문제로 인해) 모든 기자는 셔틀버스로만 미디어센터에 들어갈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 미디어센터는 총리 관저를 비롯한 주요 정부 기관이 모인 '레드존'(red zone·적색구역)밖에 있지만,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장소로 알려진 세레나 호텔과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이날 미디어센터와 세레나 호텔로 가는 모든 도로는 경찰관들이 철조망을 친 채 막고 있었다.

방송사 기자들은 미디어센터에서 마이크를 잡고 미국과 이란의 사전 협상 상황과 향후 회담 전망 등을 중계했다.
파키스탄 현지 매체 기자들도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협상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등 적극적으로 취재했다.
파키스탄 정보방송부 대외홍보과 관계자는 "프레스 카드를 신청한 언론인 숫자를 모두 집계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왔다"며 "수백명은 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내외신 기자들은 현장에서 아무런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협상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언론인 나디르 구라마니는 "이번 협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도시 전역에서 이동이 제한돼 있어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외신에 말했다.

so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