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힙합 선구자' 아프리카 밤바타 별세…장르 경계 무너뜨린 DJ

연합뉴스 2026-04-12 00:00:22

힙합의 선구자 아프리카 밤바타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1970년대 뉴욕에서 힙합의 씨를 뿌리고 수확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아프리카 밤바타가 별세했다. 향년 68세.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밤바타가 전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힙합 태동기를 이끈 전설적인 DJ다.

뉴욕시 북부 브롱스 출생인 그는 당시 인근 지역의 댄스파티에서 인기가 높았던 DJ 그랜드마스터 플래시와 DJ 쿨 허크와 함께 힙합을 창시한 3대 DJ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그는 단순히 춤을 추기 위한 비트를 재생하는 수준을 넘어 장르간 경계를 허무는 실험정신으로 후대 뮤지션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힙합의 초창기 명곡으로 꼽히는 '플래닛 록'에서 그는 댄스 비트에 독일의 전자음악 그룹 크라프트베르크의 음악을 샘플링했다.

그가 창조해 낸 차갑고 역동적인 사운드는 테크노와 하우스, 브레이크비트 등 현대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의 직접적인 뿌리가 됐다.

또한 장르의 벽을 허문 이 같은 방식은 향후 힙합 뮤지션들이 재즈와 록, 팝 등 다양한 소스를 샘플링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됐다는 평가다.

본명이 랜스 테일러인 그는 1957년 뉴욕에서 출생했다.

브롱스의 빈민가 아파트에서 성장한 그는 흑인 청소년 갱단의 리더였지만, 고등학교 작문 경연에서 우승한 뒤 부상으로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뒤 '총 대신 마이크와 춤으로 싸우자'는 세계관을 갖게 됐다.

아프리카 밤바타로 이름을 바꾼 그는 갱단도 해체하고 '줄루 네이션'이라는 문화 예술단체를 만들었다.

뉴욕의 불량 청소년들이 총이나 칼 대신 '랩 배틀'이나 '댄스 배틀'로 승부를 가리는 문화도 줄루 네이션을 통해 전파됐다.

이후 힙합이 대중화하는 과정에서 그의 대중적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2006년까지 20장 가까운 앨범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다만 지난 2016년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공개된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