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어 美대표단도 이슬라마바드 도착…협상 개시여부 촉각(종합)

연합뉴스 2026-04-11 18:00:04

"이란 대표단 약 70명 대규모…모즈타바, 갈리바프에 타결·결렬 권한 부여"

신화 "협상장 세레나 호텔"…CNN "간접 협상 후 대면으로 전환 가능성"

대면성사시 1979년 외교단절 후 최고위급 만남

이란과의 휴전 협상이 열리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도착한 JD밴스 미국 부통령

(이슬라마바드·서울=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오수진 기자 = 미국 대표단이 이란과 종전 협상을 위해 11일(현지시간) 중재국인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과 협상에 참여하는 미 고위 당국자들을 태운 미국 정부 전용기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 착륙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미국 협상 대표단이 이날 오전 이슬라마바드 인근에 있는 누르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등이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밴스 부통령이 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께 누르칸 공군기지에 도착해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과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 등의 영접을 받았으며 별도로 도착한 쿠슈너와 윗코프 특사가 레드카펫 끝에서 밴스 부통령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철통 보안으로 한산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도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협상이 이슬라마바드의 세레나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주요 정부 기관이 모여 있는 '레드존'(red zone·적색구역) 쪽으로 가는 길에는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되는 등 이슬라마바드 시내 곳곳은 철통 경비가 펼쳐졌다.

앞서 이란 측 협상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으로 구성돼 전날 밤 이란 민간항공사 메라즈항공 여객기 편을 이용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NYT는 이란 협상단이 알리 아크바르 아흐마디안 국가안보최고위원회(SNSC) 사무총장, 압돌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 등을 포함해 최소 70명에 이르는 대규모라며 이란이 협상을 진지하게 여긴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이란측 대표단이 71명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 아프가니스탄 특사로 일한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학교 중동학 교수도 이정도 규모의 대표단은 초기 정찰 수준이 아니라 협상이 최종 단계일때만 파견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란 고위 관리들은 NYT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갈리바프 의장에게 협상을 타결·결렬시킬 권한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수석부통령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갈리바프가 현재 "국가와 네잠을 대표한다"고 적었다. 네잠은 페르시아어로 선출된 정부뿐만 아니라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이슬람 공화국 전체를 의미한다.

미국과 이란 휴전 협상이 열리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전경

양국 대표단이 나란히 현지에 도착한 만큼 이들은 조만간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국영방송을 인용해 이란 대표단이 이날 정오 무렵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만나 협상 시기와 방식을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2주간의 휴전 합의 전 이란에 15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안을 제시했으며 이란은 이에 대응해 10개 조항의 대응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이날 미국은 협상 테이블에 전쟁 종식 방안,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 재개, 이란 핵프로그램 등의 안건을 올릴 전망이다. 이란은 제재·동결 자금 해제, 전쟁 피해 배상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대면 협상을 진행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앞서 AFP통신은 이번 회담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별도의 회의실에 앉고 중간에서 파키스탄 관리들이 오가면서 양국 제안을 주고받는 간접 회담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는 이전에 오만이 이란 핵 협상을 위해 양국을 중재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은 양측이 간접·직접 소통 방식을 모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측이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협상 의제에 합의한 다음에 이날 늦게 대면 논의로 넘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측 대표단이 마주 앉게 된다면 이는 1979년 양국 외교 관계가 단절된 이후 최고위급 회담인 동시에 지난 2015년 이란 핵협상 타결 후 처음으로 열리는 양국 공식 대면 협상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협상이 개시되기 전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전날 미국과의 협상에 앞서 레바논 내 휴전과, 동결된 이란 자산 해제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ki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