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편히 쉬세요"…인천서 무연고사망자 합동 추모제

연합뉴스 2026-04-11 17:00:04

지난해 인천 무연고사망자 490명…"공영장례 컨트롤타워 있어야"

무연고 사망자 합동추모제

(인천=연합뉴스) 황정환 기자 = 1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옛 시민회관 쉼터.

쉼터를 따라 설치된 이젤 위 100여개의 액자 속에는 사진 대신 고인의 인적 사항이 적힌 종이가 놓여 있었다.

종이에는 이름과 출생 연도, 사망 일자, 거주지, 장례일 등 고인의 삶이 짧은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대부분 제대로 된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인천 지역의 무연고 사망자들이다.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민간 장례지원단체인 인천시 소외계층장례지원 부귀후원회가 합동 추모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장에는 국화꽃과 위패가 놓인 추모 공간이 마련됐고,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춰 액자를 바라보거나 국화를 건네며 고인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한 추모객은 "반려견과 산책을 나왔다가 소리가 들려서 와봤다"며 "이렇게 무연고 사망자가 많은 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70대 남성은 "무연고로 돌아가셨다고 하니 너무 애틋한 마음이 든다"며 "추모제를 통해 이제라도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액자 바라보는 추모객

이날 열린 '제9회 홈리스·무연고사망자 합동 추모제'에는 자원봉사자와 시민 등을 포함해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헌화와 묵념 등 추모식과 고인들의 넋을 달래는 살풀이춤 등 순으로 진행됐다.

부귀후원회에 따르면 2019년 213명이던 인천 무연고 사망자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490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부귀후원회는 무연고 사망자가 늘어난 배경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을 꼽았다. 가족이 없어서라기보다, 생활 형편 때문에 장례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기현 부귀후원회 대표는 "예전에는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추모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할 정도로 무연고 사망자가 많아졌다"며 "인천의 공영장례 지원 정책은 10개 군·구가 제각각 운영되고 있어 이를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연고 사망자 합동추모제

hw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