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통령 "트럼프, 푸틴보다 나토 더 해쳐"

연합뉴스 2026-04-11 00:00:31

폴란드는 "미군 주둔 늘려달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나토를 더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폴란드 매체 TVP에 따르면 파벨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프라하 카렐대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는 최근 몇 주 동안 푸틴이 몇 년째 해온 것보다 동맹의 신뢰를 더 크게 떨어뜨렸다"며 "동맹이 함께 단호하게 행동할 준비가 된 단결된 존재라는 점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역할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나토 국방위원장을 지낸 그는 나토 회원국들이 중동전쟁을 돕지 않는다는 트럼프의 비판에 대해 "유럽 동맹국들은 처음부터 목표와 작전 계획을 통보받지 못했고, (미국의) 누구도 협력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방위동맹인 나토가 영토 밖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자동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파벨 대통령은 "트럼프는 전쟁이 예상 못 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나서야 유럽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한 항해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자 이를 나토 전체에 대한 실망으로 받아들이는 건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과 자국 군사기지 사용을 잇달아 거부한 나토 회원국들을 연일 맹비난하고 있다. 그가 중동전쟁에 협조하지 않는 동맹국 주둔 미군을 협조하는 나라로 재배치하거나 미국 본토로 철수시킨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그나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처하는 폴란드는 이참에 자국 주둔 미군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중동 상황과 무관하게 폴란드 내 미군 증파를 희망한다"며 자국 주둔 미군을 유지하고 나토 동부전선에 미군을 확대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은 폴란드 주둔 미군을 늘리려는 지난 몇 달간의 노력을 실현하는 데 방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유럽 주둔 미군을 줄일 수 있다는 추측은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꾸준히 나왔다. 최근에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갈등과 중동전쟁으로 미국과 유럽 사이 갈등이 고조되면서 갈수록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작년 9월 백악관에 찾아가 폴란드 주둔 미군을 축소하지 않는다고 약속받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가 원하면 더 많은 군인을 두겠다"고 말했다. 폴란드에 배치된 미군은 순환 배치 병력을 포함해 약 1만명이다.

dad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