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심장부를 장악하기 위한 파워게임…'유라시아 지정학'

연합뉴스 2026-04-10 18:00:14

'아시리아 제국의 역사'·'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2'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 유라시아 지정학 = 할 브랜즈 지음. 김태수 옮김.

'지정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영국 지리학자 해퍼드 매킨더는 1900년대 초 "유라시아의 심장부(heartland)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섬(World-Island)을 지배하고 세계-섬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지구 육지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세계 인구의 70%가 거주하는 유라시아 대륙은 실제로 지난 100여년간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 무대가 됐다.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는 종종 현대를 미국의 패권 시대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로는 전쟁과 충돌로 점철된 긴 유라시대의 세기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선 제1·2차 세계대전이라는 '열전'(hot war)과 전후 찾아온 '냉전'(cold war)까지 지난 세기 유라시아 대륙을 둘러싸고 펼쳐진 파워게임의 역사를 짚어본다. 이어 중국, 러시아, 이란이 연대해 미국 주도의 질서에 도전하는 지금의 '두 번째 유라시아 세기'를 분석한다.

저자는 지난 세기의 경험을 토대로 이념과 지정학이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권위주의 세력이 유라시아를 장악하게 두면 자유세계 전체가 위협받는다는 교훈을 제시한다.

21세기북스. 404쪽.

▲ 아시리아 제국의 역사 = 야마다 시게오 지음. 박재영 옮김.

기원전 2000년경 티그리스강 상류 도시 아수르에서 출발한 아시리아는 흔히 '잔혹한 제국'으로 인식된다.

아시리아가 북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키고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킨 데다 이후 예루살렘을 공격하기도 하면서 유대인 관점에서 쓰인 성경 등엔 아시리아가 극도로 폭력적인 제국으로 묘사됐다.

고대 오리엔트사와 아시리아학 분야 권위자인 일본 역사학자는 이 책에서 방대한 1차 사료를 토대로, 그간 단편적인 이미지로만 알려진 아시리아를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국내에선 처음 출간되는 아시리아 통사다.

제국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치밀하고 체계적인 통치 전략과 강력한 행정 체계 등 성경 속 이미지에 가려진 아시리아의 새로운 면모를 접할 수 있다.

더숲. 403쪽.

▲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2 = 에밀리 오브리·프랭크 테타르 지음. 이수진 옮김.

미국·이란 갈등이 전 세계를 뒤흔든 이유, 그리고 양측이 휴전 협정을 맺은 가장 강력한 이유 중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였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각국에 막대한 경제적 충격을 가져왔다.

21세기 힘의 대결은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사례다.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해 21세기 지정학적 격전지가 된 전 세계 21곳의 해협과 바닷길을 지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가장 작지만 가장 파급력이 큰 곳'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서는 해협 주변의 석유·가스 매장지와 군사 기지, 인근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 규모 등을 통해 지정학적 중요성과 인근 국가들의 역학관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밖에 흑해, 남중국해, 카리브해, 지브롤터 해협, 발트해 등 전 세계 주요 해상 요충지들을 무대로 펼쳐지는 패권 경쟁을 소개한다.

사이. 272쪽.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