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반만에 도라산역 열차 재운행…런던까지 달리는 날 꼭 오길"

연합뉴스 2026-04-10 17:00:02

DMZ 평화이음 관광열차 재개…서울역·도라산역서 기념행사

시민·외국인 등 150명 탑승…정동영 "국경넘어 쇼핑·외식하는 한반도 꿈"

DMZ 평화이음 열차 행사

(DMZ평화이음열차·파주 도라산역=연합뉴스) 통일부 공동취재단·하채림 기자 = "와, (한국에서) 유럽까지 저렇게 기차가 연결이 되네!"

10일 'DMZ 평화이음 열차'를 타고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역에 내린 외국인 학생들은 역사 벽에 걸린 '유라시아 횡단철도 노선도' 패널 앞에 모여 신기한 듯 바라보며 대륙을 가로지르는 아시아횡단철도(TAR) 노선을 손가락으로 따라 그렸다.

이들은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로 이날 오전 도라산역행 정기 열차 재개 축하 행사에 초대받아 서울역 경의선 플랫폼에서 시민들과 함께 열차에 올랐다.

유라시아 횡단철도 지도 살펴보는 정동영 장관

열차 안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출신의 마크피라흐 아디스 드위(24) 씨는 능숙한 한국어로 연세대에서 한국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마크피라흐 씨는 "국제뉴스에서 한반도는 주로 북핵 위기나 남북 대립을 주제로 다뤄지지만, 한국학 전공자로서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DMZ 열차 운행 재개 행사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도라산역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과 후속 장관급회담을 계기로 도출된 남북 간 경의선 복원·철도 연결 합의에 따라 만들어진 철도역이다.

2019년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우려로 중단된 도라산역행 관광열차는 그 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 상태가 지속됐고, 2023·2024년 하절기 일시적으로 운행된 바 있지만 정기 운행은 이번에 6년 6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DMZ 평화이음 열차, 기념 촬영하는 외국인 유학생들

행사 참석자들은 DMZ 평화이음 열차 운행 재개를 축하하며, 하루빨리 남북 철도가 다시 연결돼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해 유럽까지 이어지는 날이 오기를 한목소리로 기대했다.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낸 이재강 의원은 열차 내에서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서울에서) 런던까지 기차로 14일이면 갈 수 있다"며 "이 길은 통일로 가는 길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경제에 황금열쇠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도라산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쪽에 있는 역 중 국제선 승강장이 있는 곳은 여기 도라산역이 유일하다"며 "여기서 출발해 개성, 평양, 신의주를 거쳐 마침내 파리와 런던까지 갈 수 있는 날이 마침내 오고야 말 것"이라고 기원했다.

앞서 통일부는 작년 말 이재명 대통령에게 남북한과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창의적 구상'의 하나로 서울-평양-베이징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안을 보고했으며. 정부는 연초 한중 정상회담 계기에 이를 중국 측에 소개하기도 했다.

도라산역의 한미 정상

정 장관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다시 잇고, 남북이 함께 다시 개성공단의 불을 밝히는 '평화적 두 국가' 상태가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변화된 국제정세, 그리고 남과 북의 국익에 맞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관계를 충분히 정립해나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처럼 "저녁에 가족과 국경을 넘어 더 멋진 레스토랑을 찾는 평화와 공존의 한반도, 공동성장의 한반도를 꿈꿔본다"며, 남북의 경계를 '국경'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2002년 2월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도라산역을 방문하고 침목에 글귀와 서명을 남기는 모습이 즉시 보도되며 한국인들이 끊어진 철도를 연결하며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전 세계로 알려졌다"고 회고하며, 남북 철도 연결의 의의를 강조했다.

운행 재개된 DMZ 평화이음 열차

이날 기념식에서 통일부, 국방부, 경기도, 파주시, 한국철도공사는 경의선 기반 DMZ 평화 관광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DMZ 평화이음 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해 운정역, 임진강역, 도라산역 구간을 오간다. 임진강역을 넘어 민통선 지역의 도라산역으로 이어지는 열차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하차해 도라산역, 도라전망대, 통일촌 등을 방문할 수 있다. 5월까지는 둘째와 넷째 금요일에 각 1회, 회당 탑승객 120명 규모로 운영되고, 6월부터는 월 4회, 매주 금요일에 운행할 예정이다.

요금은 왕복 열차편과 관광코스를 묶어 1인당 3만9천600원이다.

코레일관광개발 관계자는 "기존 DMZ 관광열차 상품이 7만9천원이었지만 이번에 운행을 재개하며 통일부와 경기도의 예산 지원 덕에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며 "어제 판매를 시작했는데 24일 첫 열차가 이미 20여 석밖에 안 남았다"고 귀띔했다.

DMZ 평화 이음 열차의 종점인 도라산역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