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순방 앞둔 아프리카…선출 당일부터 '인연' 부각

연합뉴스 2026-04-10 16:00:10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아들' 표현에 '알제리 혈통 선언' 오해도

알제리의 성아우구스티누스 대성당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교황 레오 14세의 아프리카 순방을 앞두고 개인적인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레오 14세는 오는 13일부터 알제리와 카메룬, 앙골라, 적도기니를 10박 11일 일정으로 순방할 예정이다.

이 중 첫 방문지인 알제리 국민 중 일부는 '레오 14세의 조상은 알제리 출신'이라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각은 지난해 5월 레오 14세가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 자신을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비롯됐다.

초대교회 교부인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현재 알제리 지역에 해당하는 로마 제국의 속주에서 태어나고, 숨을 거뒀다.

이 때문에 알제리 국민 일부가 레오 14세의 발언을 '자신이 알제리 혈통이라는 선언'으로 오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는 선출 직후 외조모부가 흑인 혼혈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혈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적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시각이 확산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아들'이라는 교황의 언급은 혈통 때문이 아니라는 게 AP통신의 설명이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 교황으로서 수도회의 전통에 대한 언급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레오 14세는 이번 알제리 방문에서도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주교로 활동했던 고대도시 히포를 찾아 개인적 신앙의 뿌리를 되새길 계획이다.

교황이 수니파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알제리를 방문하는 것은 기독교와 이슬람 간 공존 메시지를 강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오 14세는 수도 알제의 대모스크를 방문하고, 유럽으로 향하다 목숨을 잃은 이주민들을 추모하는 일정도 소화할 계획이다.

방문객을 접견하는 교황 레오 14세

교황의 아프리카 순방은 가톨릭교회의 미래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최근 가톨릭 신자 증가세를 주도하는 아프리카를 향후 가톨릭교회의 핵심 기반으로 간주하고 있다.

교황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에서 세례를 받은 1천580만 명의 신규 신자 중 절반 이상인 830만 명이 아프리카 출신이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해 11월 즉위 후 첫 번째 순방지로 튀르키예와 레바논 등 중동 지역을 선택했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