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 보폭 넓히는 김부겸…공천 내홍에 헤매는 국힘(종합)

연합뉴스 2026-04-10 16:00:02

김부겸, 종교계 접촉 등 '조용한 확장'…국힘, 주호영·이진숙 컷오프 반발 지속

국힘 대구 의원들 "공천 갈등 사죄…낙동강 전투 각오로 힘 모을 것"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 등록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박세진 기자 =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공천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예비후보 등록 이튿날인 10일 종교계 인사를 만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혔다.

김 예비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광폭 행보에 나설 경우 보수 민심을 자극해 도리어 보수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의식해 현재까지 대부분의 일정을 비공개로 하며 비교적 차분한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4시 천주교 대구대교구를 방문해 조환길 다태오 교구장을 만난다.

또 언론 인터뷰와 지역 인사들을 만나는 등 비공개 일정을 소화한다.

이와 관련해 김 예비후보 측은 "김부겸 예비후보께서 아직 거리 유세나 공개 연설이 가능한 선거 운동 기간이 아닌 만큼 조용하게 일정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전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대구 동화사와 은해사, 파계사를 방문해 불교계 인사들을 만났다.

앞서 김 예비후보의 출마를 촉구하며 대구시장 출마를 포기한 홍의락 전 국회의원도 비공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많이 주저했는데 막상 하고 나니 참 이상하다. 날이 갈수록 씩씩해지고 있다"고 적었다.

또 모친상 중인 캠프 관계자 등을 언급하며 "이번만큼은 꼭 이기고 싶다"며 "이들에게 졌던, 또 지고 있는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이기고 싶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또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구 엑스코 명칭을 '박정희컨벤션센터'로 변경하는 계획을 놓고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유족들이 반발한 데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유족들에게)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다만 제가 시장 후보로서, 또 시장이 되어서 대구시민들의 마음을 모으는 데 필요하다면 어떤 정책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때가 되면 그분들에게도 충분히 설명해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왼쪽)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 예비후보가 보폭을 넓히는 사이 국민의힘은 공천 내홍으로 후보 확정이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여전히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만나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법원의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장애물이 장동혁 대표 체제라고 비판하는 등 지도부를 향한 반발도 이어가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주·한(주호영·한동훈) 무소속 연대'와 관련한 질문에 "한동훈 전 대표가 선거 치르기 가장 좋은 지역은 제가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나가면 대구 수성갑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다만 "당 공천 절차가 잘못됐다 하더라도 무소속 출마 후 단일화해서 (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로 가야 해볼 만하지, 그렇지 않은 채로 가선 승리가 어렵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이진숙 후보를 컷오프시켰느냐, 굉장히 과정이 불공정했다'라는 데 분노를 표시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제가 포함됐던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었다"며 "압도적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평가일 수는 있겠지만 지지율 차이를 보면 압도적이라는 형용사를 써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대구 불로시장과 반월당 지하상가, 교동시장 등에서 시민 인사를 이어갔다.

"공정 경선하겠습니다"

경선 주자인 국민의힘 유영하·윤재옥·추경호·최은석 의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은 지역 행사를 방문하거나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여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상대 후보인 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를 향한 견제에도 나서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김 예비후보의 출마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를 이용하려는 정청래 대표의 정략적 도구일 뿐"이라며 "김 전 총리 역시 대구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은석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국가 재정 상황이 열악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김부겸 후보님 묻겠습니다. 지금, 대구에 선물 보따리를 가져올 여력이 있다고 보나"라고 따져 물었다.

다만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당내 갈등 상황으로 인해 경선 주자인 6명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석준 전 의원은 이날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힘이 헤매는 사이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뛰고 있다"며 "대구시장 공천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현역 의원들이 너무 많이 출마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의원은 또 "제가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이진숙 전 위원장과 주호영 의원과 다시 경선을 하겠다"며 "단일 대오로 해서 반드시 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를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구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구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잡음과 갈등으로 시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대구 의원들은 이번 대구시장 선거가 '낙동강 전투'라는 마지막 심정으로 힘을 모을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mshan@yna.co.kr

psjp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