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6년만 방북에 담긴 3가지 포석…교류·영향력·전략조율

연합뉴스 2026-04-10 13:00:03

북중 관계 복원 속도…미중 정상회담·국제정세 변수 맞물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외교 사령탑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미국·이란 전쟁과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 속에서 북한을 방문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왕 부장의 방문이 북중 교류 활성화와 함께 중국의 대북 영향력 회복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평양에서 최선희 외무상을 만나 양국 관계 발전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전통적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왕 부장의 마지막 북한 방문은 2019년 당시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상호 방문을 실현하며 밀착 관계를 과시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북한이 러시아와 경제·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중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왕 부장의 이번 방북은 소원했던 북중 관계가 최근 교류 재개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했고 같은 달 최선희 외무상이 다시 중국을 찾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이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베이징과 평양 간 국제 여객열차와 중국국제항공 항공편이 운행을 재개하는 등 교류 정상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복원'을 넘어 '재밀착'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에 "그동안 정체됐던 양국 교류가 이번 왕 부장의 방북을 계기로 인적·경제 협력 등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신압록강대교가 개통하면 교류 확대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고 정상 간 대화가 성사될 경우 북중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며 "이번 방북은 김정은 방중 문제를 사전에 조율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시진핑과 북중정상회담

국제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계산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연구위원은 "이란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한반도 정세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에서 북중이 전략적 연대 강화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북중러 협력 강화 흐름 속에서 중국이 새로운 국제질서 재편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황태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관리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과 이란 간 관계 수준 등 잠재적 변수를 점검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문제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사전에 관리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와 연대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북한과의 협력은 불가피하다"며 "북한 역시 경제적 실익을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를 사전에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 연구위원은 "대만, 이란,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 등으로 미중 간 현안이 복잡한 만큼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반면 황 연구위원은 "핵 문제 등과 관련해 북한 문제가 거론될 여지는 있다"고 전망했다.

왕 부장의 이번 방북은 교류 재개를 넘어 정상외교 복원, 경제 협력 확대, 전략적 공조 강화라는 다층적 목표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중 정상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중이 사전에 입장을 조율하고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