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외교장관 "전략적 소통·협력 강화"…대외정책 공조강화 예고

연합뉴스 2026-04-10 08:00:01

최선희·왕이, 어제 평양서 회담…"우호조약 65주년 교류심화"

대미관계·한반도문제 구체 언급은 없어…왕이, 오늘 김정은 예방 가능성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과 중국이 대외정책기관 간 '전략적 의사소통과 지지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평양을 방문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최선희 외무상은 전날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65주년인 올해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조를 더욱 심화하자며 이같이 합의했다.

최 외무상은 양국 정상의 '중요 합의'에 따라 전통적 친선협조 관계가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활력있게 발전"하고 있다며 "사회주의라는 공동의 이념을 근본 초석으로 하고 있는 조중(북중) 친선을 두 나라 인민의 염원과 이익에 맞게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왕 부장도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는 데 "이정표적인 의의를 가지는 근본지침"이 제시됐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조친선을 훌륭히 수호하고 훌륭히 공고히 하며 훌륭히 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외정책기관 간 지지협력 강화에 합의했다는 대목으로 볼 때 북중 외교당국 채널과 당 대 당 외교채널에서의 공조가 앞으로 한층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달 중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관계나 한반도 문제 등에서도 연대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전날 중국 측 보도에 따르면 최 외무상은 "다자 소통·협조를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는데, 다자외교 무대에서 양국의 공동보조가 심화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왕 부장은 전날 저녁 북한 측이 마련한 연회 연설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력의 가증되는 고립 압살 책동" 속에서도 북한이 사회주의 건설에 새로운 성과를 이룩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다극화 추세와 '반미연대'를 명분으로 한 양국의 공조 강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최 외무상도 연회 연설에서 "역사의 온갖 풍파를 이겨내고 사회주의를 핵으로 하여 단결과 협조의 훌륭한 전통을 이어온 조중 친선관계를 귀중히 여기고 부단히 심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정부의 일관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평양에 도착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

다만 최 외무상이 회담에서 "조선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지지하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하며, 중국이 대만·시짱(西藏·티베트)·신장(新疆·위구르) 등 핵심 이익 문제에서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지키는 입장을 굳게 지지한다"고 했다는 중국 측 보도는 북한 측 보도에선 빠졌다.

양측이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을 거론하며 협력 강화를 강조함에 따라 기념일(7월 11일)을 전후해 고위급을 비롯한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중국은 1961년 7월 11일 한 나라가 침공당하면 다른 나라가 바로 참전하도록 '군사 자동 개입조항' 등을 담은 '조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번 왕 부장 방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모았지만, 대미관계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도 북중 양측 보도에서 모두 언급되지 않았다.

왕 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예방했다는 보도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방북 마지막 날인 10일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

평양에 도착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

북한은 2019년 9월 이후 약 6년 7개월 만에 평양을 방문한 왕 부장을 위해 평양국제비행장에 인민군 명예위병대와 환영인파를 동원해 성대한 영접 행사를 열었다.

한편, 중앙통신은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 '외무성 부상 김명수'가 참석했다고 언급했다. 중국 담당 외무성 부상이 박명호에서 김명수로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