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트럼프 '문명파괴' 발언은 전략적 수사"

연합뉴스 2026-04-10 01:00:04

"이란과 평화협정 맺으면 호르무즈 안보 지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9일(현지시간) 이란 문명 전체를 파괴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협상 전략의 일환이라고 옹호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상대 전략의 수사적 부분으로 받아들였다"며 "트럼프 자신도 이란 같은 나라를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발언 몇 시간 뒤 발표된 2주 휴전에 대해 "교전과 수사의 일시적 중단으로 이어졌다"며 트럼프의 문명 파괴 위협이 효과를 거뒀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대통령의 몹시 강력한 위협으로 이란이 무릎 꿇고 휴전을 요청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동의했다"는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이 제시한 협상시한을 약 12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적어 이란을 압박했다. 이 발언은 미국 내 일부 보수진영에서도 비판받았다.

메르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을 돕기 위해 이란과 외교적 접촉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또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운항을 보장하는 데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메르츠 총리는 "우리는 (미군) 철수도, 군사인프라 사용 제한도 논의하지 않았다"며 "그는 동맹지역 바깥에서 군사작전을 하는 데 특별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의회 동의 등 호르무즈 군사작전에 동참하지 못하는 사정을 트럼프가 이해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비롯해 중동전쟁을 돕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거의 매일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번 전쟁에 협조하지 않는 동맹국 주둔 미군을 다른 나라로 재배치하고 최소 한 곳의 유럽 군사기지를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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