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세계의 시선이 이란 전쟁에 쏠린 사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국제법상 불법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대거 승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감시단체인 피스 나우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 1일 서안 산악지대 외곽에 34개의 신규 정착촌 건설안을 승인했다.
정착촌 승인 사실은 그동안 이스라엘 군 당국의 검열로 보도가 제한됐다가 이날 일제히 공개됐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을 비롯한 네타냐후 정부 내 극우 성향 인사들은 이번 정착촌 확대를 통해 서안 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왔다.
현재 서안에는 약 30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50만 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거주 중이다.
정착촌 확대 결정과 맞물려 정착민에 의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공격도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8일 서안 북부 타야시르 마을에서는 28세 팔레스타인 청년이 정착민의 공격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불법 정착촌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거나 마을에 불을 지르는 경우도 허다하며 이스라엘 군인들은 이들을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폭력을 돕는다는 지적도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지난 2월까지 유대인 정착민의 폭력으로 인해 최소 70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다.

특히 지난 2월 28일 이란과 전쟁이 시작된 이후 방화, 구타, 기물 파손 등 공격 횟수가 가파르게 늘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첼렘 등은 정착민들이 과거 평화 협정으로 설정된 행정 구역을 무시하고 침범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1990년대 체결된 오슬로 협정에 따라 서안은 행정 및 보안 권한 소재에 따라 A, B, C 등 3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번에 승인된 34개 신규 정착촌은 이스라엘이 완전히 통제하는 C 구역을 중심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유대인 정착민들은 이스라엘이 보안·질서유지 권한만 가진 B 구역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인 A 구역 인근까지 세력을 확장하며 팔레스타인 공동체를 고립시키고 있다.
유엔과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스라엘의 서안 점령, 정착촌 건설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해 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정착촌 승인 결정이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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