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석유 최고가격 '동결'…중동전쟁 휴전·국제유가 등 고려

연합뉴스 2026-04-09 20:00:02

휘발유 1천934원·경유 1천923원·등유 1천530원 '고정'

국제등유가격 24% 올랐지만 화물차운전자·택배기사·농어민 등 배려

최고가격 동결에도 가격 인상 주유소 등 불법행위 집중 단속

주유 위해 늘어선 차량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민생안정을 위해 10일 0시부터 적용되는 석유 최고가격제 3차 가격을 동결한다.

지난 2주간 국제 유가 상승에도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로 유가가 진정되고 있고 민생 물가에 석유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 가격 상한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일선 주유소의 휘발윳값·경윳값 인상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부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석유 최고가격 3차 지정' 화상 브리핑을 열고, 10일 자정부터 적용하는 3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로, 2주일 주기로 지정한다. 지난달 13일 첫 도입 이후 지난달 27일 2차 가격이 발표됐고, 10일부터 3차 가격이 적용된다.

10일 0시부터 적용되는 3차 최고가격은 2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되면서 휘발유는 리터당 1천934원, 경유는 1천923원, 등유는 1천530원으로 각각 고정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지난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이전에 비해 상승했지만, 지난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고, 민생 물가에 석유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 기준으로 지난 2주간 휘발윳값은 1.6%, 경윳값은 23.7%, 등윳값은 11.5% 각각 상승했다. 그러나 정부는 최고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서울 시내 한 택배 센터

특히 경윳값 인상률이 휘발유보다 훨씬 높았지만, 경유의 경우 화물차 운전자, 택배 기사, 농민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가 많고 민생물가 전반에 영향이 큰 점 등 정책적 고려를 거쳐 다른 석유 제품과 같이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산업부는 3차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한 주요소 판매 가격 인하 효과가 경유는 리터당 300원, 등유는 100원, 휘발유는 2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라 정유사 등이 입는 손실은 보전해주기로 하고, 추경에 반영한 상태다.

양 실장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6개월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목적 예비비로 4조2천억원을 잡았다. 최고가격제 적용이 얼마나 길어질지 몰라 불확실하지만, 현재 재원에 비춰볼 때 크게 부담이 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3차 최고가격 동결에도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주요소가 없도록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통한 불법행위 단속을 지속할 방침이다.

정유사나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범부처 합동점검단 주유소 불시 점검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4천851개 주유소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해 총 85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즉시 관할 지자체에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있다. 이미 9건에 대한 행정 처분이 완료됐으며 나머지 적발 건에 대한 처분에 나서고 있다.

양 실장은 "3차 최고가격이 동결된 만큼 특별히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며 "중동전쟁 휴전 이후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유가가 안정된다면 현재 최고가격제 지정 주기를 2주에서 3주로 늘리는 등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