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란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로 원유·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에너지 구조와 경제적 측면에서 이번 전쟁의 승자는 중국"이라는 해외 금융기관 관계자의 평가가 나왔다.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의 프라이빗뱅킹(PB) 부문 신흥시장 최고투자책임자(CIO) 재키 탕은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각국의 에너지 안보 확보 경쟁 속에 중국이 더 강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도 이란을 비롯한 중동산 원유를 수입하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탕 CIO는 중국의 청정에너지 기술에 주목했다.
각국이 전쟁 발발 후 중동산 에너지 대체를 위해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청정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원유에 의존할 수 없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게 탕 CIO 설명이다.
그는 중동산 원유 수입국인 한국·일본·인도가 모두 에너지 구조 다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태양광 패널 등 이를 위해 필요한 장비들은 필연적으로 중국에서 공급될 것이라고 봤다.
중국이 여전히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기는 하지만, 에너지 자립과 기후 변화 대응 등을 위해 청정 기술 분야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싱크탱크 엠버 자료를 보면 중국 전력 생산에서 저탄소 에너지원 비중은 10년 전 25% 정도에서 현재 40% 가까이로 올라온 상태다.
중국 발전설비 용량의 50% 가까이가 신재생 에너지라는 영국 투자은행 바클리 추정치도 있다.
창젠을 포함한 바클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날 "10년에 걸친 신재생 에너지 구축 및 전기화로 인해 중국의 에너지 충격 노출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라며 "(중국의 전력 생산에서 원유·천연가스가) 이제 중요하지 않은 역할만 한다"고 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롬바드 오디에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장기간 화석연료 사용 대신 전기화에 집중한 덕분에 에너지 가격 충격에 대한 회복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전략 비축유가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에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탕 CIO는 고객 포트폴리오상 중국 주식 보유분의 10∼15% 정도가 청정에너지 관련주에 투자된 경우가 많다면서, 아직 변동성이 큰 만큼 과도한 비중 확대에는 신중해야 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bscha@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