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메머트 연출 인터뷰…초연 이후 3년 만에 새 시즌
청력 악화에도 음악 놓지 않은 베토벤의 삶 다뤄…박효신·홍광호 주역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스토리가 바뀌고 세트도 더 발전했어요.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죠. 저는 이것을 '베토벤 2.0'이라고 봅니다."
뮤지컬 '베토벤'의 길 메머트 연출은 9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작품의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1810년 청력을 잃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음악을 놓지 않았던 거장 베토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2023년 '베토벤 시크릿'(Beethoven Secret)이란 부제로 선보였던 초연 이후 서사와 인물 관계를 새롭게 정비해 오는 6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부제 삭제와 서사 구조 재편이다.
메머트 연출은 "유럽에서는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 대한 미스터리가 흥미로운 소재지만, 한국 관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비밀'이라는 키워드를 과감하게 걷어내고 베토벤의 내면 갈등, 청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 관객의 정서를 고려한 수정도 이뤄졌다.
초연 당시 유부녀 안토니(토니) 브렌타노가 남편을 두고 베토벤과 사랑에 빠지는 관계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한국 관객이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둘을 '뮤즈'이자 '조력자'의 관계로 다듬었다.
메머트 연출은 "19세기 유럽 문학에서는 자유를 갈망하는 유부녀의 삼각관계가 흔한 소재였고 당시에는 생계를 위해 결혼하는 경우가 많아 문학적으로도 자주 다뤄졌다"면서도 "한국 관객의 정서에서는 이런 상황이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점을 저희가 간과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음악 역시 대대적으로 보강했다. '월광', '비창', '열정' 소나타와 교향곡 9번 '합창' 등 베토벤의 원곡 선율을 활용하는 기본 틀은 유지하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신곡을 대거 추가했다.
메머트 연출은 "지난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오리지널 음악만을 이용해 르베이 버전의 편곡으로 공연이 구성됐는데 한국 관객들은 르베이의 터치, 감각을 더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굉장히 성공한 현대의 작곡가 르베이의 음악과 베토벤의 오리지널 음악을 한데 어우러지게 만들어, 베토벤의 멜로디가 얼마나 현대 공연에 잘 활용될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압도적인 캐스팅 라인업은 이번 시즌 최대의 관전 포인트다. 초연에서 베토벤을 연기한 박효신과 새롭게 합류한 홍광호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홍광호의 합류에 대해 메머트 연출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홍광호의 '데스노트' 공연을 봤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이번에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어 "박효신과 홍광호는 굉장히 다르다"며 "서로 다른 두 배우를 통해 두 가지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것이 굉장한 챌린지이면서도 흥미로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윤공주, 김지현, 김지우가 베토벤의 영혼의 친구 토니 역으로 출연하며, 신성민과 김도현이 동생 카스파 역을 맡아 극의 밀도를 더한다.
메머트 연출은 "3년 전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친근하고 익숙한 환경 속에서 이미 갖고 있었던 것을 기반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베토벤'은 오는 6월 9일부터 8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yunnie@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