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경영진 명예훼손 혐의 고소·경영 실책 제기…중앙회 특별감사 촉구

(산청=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산청군농협이 노사 간 법적 분쟁에 이어 경영 부실 책임론까지 불거지며 내홍에 휩싸였다.
사무금융노조 산청군농협지회가 경영진을 고소한 데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따른 손실을 조합원들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지역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사무금융노조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지난달 산청군농협 곳곳에 노조를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리면서 불거졌다.
당시 노조 측은 지난달 31일 산청군농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적으로 현수막 제작을 지시하고 게시를 유도해 노조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당한 활동을 방해했다"며 경영진을 명예훼손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특히 작년 수해 구호품 횡령 의혹을 공익 제보한 노조 간부의 대기발령 조치가 있었다며 이를 명백한 '보복 인사'로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수해 구호품 횡령 의혹 등 내부 비리를 제보한 지회장을 대기발령한 것은 제보자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청군농협 경영진은 "현수막 게시 등에 사측이 개입한 바 없으며, 인사는 규정에 따른 정당한 절차"라고 반박한다.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경영 실책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 상태다.
산청군농민회는 지난달 11일 산청군농협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진의 사과와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농민회는 "산청군농협이 부동산 PF 대출로 인해 약 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본 사실을 알고 있다"며 "대출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어떤 책임을 졌는지 밝히지도 않은 채, 경영 부실이 터지자 조합원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산청군농협은 지난 2월 13일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올해 사업준비금 총 92억4천여만원 중 10.08%에 해당하는 9억3천여만원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준비금은 조합원의 이용 실적에 따라 적립되는 재원으로 농민들은 이를 경영진의 실책을 메우기 위한 '꼼수 삭감'으로 규정하고 있다.
내부 갈등이 확산하자 농협중앙회 차원의 관리·감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농민회 등은 중앙회에 특별 감사를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민회 관계자는 "단순히 배당금이 줄어든 것이 문제가 아니다"며 "자본 적정성이 위협받는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경영진이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것이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인 농협에서 법적 분쟁과 경영 부실 논란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수사 기관과 고용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산청군농협의 경영 불확실성과 대외 신뢰도 하락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산청군농협 관계자는 "PF 대출 부실은 대외 경제 여건 악화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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