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금융권 3.5조↑·2금융권 3조↑…주담대 3조↑·신용대 5천억↑
한은 "빚투 늘면 주가 조정 때 하락 폭 가속화…주시 중"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강수련 기자 = 지난달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속에도 은행권 가계대출이 넉 달 만에 증가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면서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72조8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천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2조1천억원 증가에서 12월 2조원 감소로 전환한 뒤 올해 1월(-1조1천억원)과 2월(-4천억원) 내리 감소세를 지속하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34조9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변동이 없었다. 지난 2월 3천억원 증가한 뒤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 전세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반면, 기타 대출은 237조1천억원으로 5천억원 증가했다. 주식 투자를 위한 신용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하는 장세를 보였다"며 "주가가 많이 빠진 날 기타 대출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을 통한 주식 투자가 늘 경우 주가 조정 시 하락 폭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잘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차장은 가계대출 전망과 관련, "당분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2월 이후로 둔화했으나 그 기간이 아직 길지 않고, 서울 외곽 지역이나 경기 주요 지역에서 높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수도권 주택 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한 만큼 추세적 안정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3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3조5천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석 달째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가 폭도 전월(+2조9천억원)보다 확대됐다.
은행권에서 5천억원 늘었고, 2금융권에서도 3조원이 불었다.
2금융권은 전월(+3조3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다소 줄었다. 이 중 상호금융권이 2조7천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농협·새마을금고 등 신규대출 취급 중단 이전에 승인된 집단대출이 반영된 영향이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3조원 증가해 전월(+4조1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신용대출은 감소 폭이 줄면서 기타 대출은 전월 1조2천억원 감소에서 5천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예금은행의 3월 말 기업 대출 잔액은 1천387조원으로, 2월 말보다 7조8천억원 증가했다.
주요 은행이 '생산적 금융'에 나서고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도 늘어 중소기업 대출이 4조5천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도 은행들의 영업 강화, 회사채 상환자금 조달 수요 등으로 3조4천억원 늘었다.
은행 수신(예금)은 20조5천억원 증가했다. 특히 수시입출식예금이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 유입으로 25조8천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은 주식 투자를 위한 가계 자금 유출 등의 영향으로 2월 10조7천억원 증가에서 3월 4조4천억원 감소로 흐름이 바뀌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주식형펀드(-18조8천억원)와 기타 펀드(-1조1천억원), 채권형펀드(-6조1천억원), 머니마켓펀드(MMF·-4조7천억원) 등이 일제히 감소했다.
hanjh@yna.co.kr










